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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마음?
마음이란 시시때때로 변합니다. 나의, 상대방의 사랑이 변할까봐 두려워하기 보다는 지금 있는 그대로를 열심히 사랑합시다.
2008-10-14 14:29:57최종 업데이트 : 2008-10-14 14:29:57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오늘은 오랜만에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다뤄볼까 합니다. 약간은 결혼생활을 하시는 분 보다는 미혼의 남녀와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 (사랑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할 나이잖아요) 

지난주 루시퍼 이펙트 '무엇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주제가 다소 지나치게 무겁고 자극적인 감이 있어 일단은 살짝 비켜간 이야기를 하구요, 그런다음에 뒤이어서 루시퍼 이펙트가 남녀간의 사랑에 던져주는 시사점을 다루는 방향으로 진행해 볼까 합니다.

루시퍼 이펙트 - 무엇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여러분, 여러분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은 여러분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아래의 질문을 한번 생각해 보아요.
아직 만나는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니 같이 봅시다.

- 혹시... 운명을 믿으세요? 믿는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연이라는게 있다고는 생각하시는 편?

- 지금 만나는 그 사람이 여러분의 마지막 사람이라고 믿으시는 편? (아직 싱글인 상태라면 새로 만나는 사람이 마지막 사람이길 바라는 편?)

- 만약 지금 만나고 있거나, 새로이 만날 사람이 여러분의 궁극의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사람을 재고해 볼 의향이 있으신가요? 새로운 인연을 허용하시는 쪽일까요?

- 만약 여러분을 사랑하는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떤 반응을 할까요? 그 사람이 이전의 사람이 채워주지 못하던 여러분의 가치를 더욱 이해해주고 그것을 사랑해 준다면요?

- 그리고 그 사람이 현재의 사람보다 훨씬 여러분을 깊이 사랑하고 여러가지 면에서 여러분과 잘 맞는다면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마음?_1
인연을 믿으세요 - http://flickr.com/photos/lenny/5820707/

다시 말해, 여러분의 앞에 지금까지의 어떤 사람보다 여러분을 더 잘 이해하고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여러분은 어떤 입장을 취하시겠어요? 음... 아래의 네가지 정도로 대답을 할 수 있겠죠.

1. 기회가 안되서 그렇지 그런 상황이 온다면 '고맙게'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 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굳이 버리고 싶지 않다.

2. 나를 생각해줘서 고맙고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지만, 현재 관계가 깨어지지 않는 이상 그건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나는 신뢰가 더 우선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내 궁극의 인연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3. '나는 지금 만나는 사람이 내 절대 인연이다! 더이상의 가능성은 내 마음에 없다!(브라보 짝짝짝)

4. 그따위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마라. 기분나쁜 질문이다. 다른 가능성 좋아하네.

여러분은 어떤 입장이신가요?

제가 아는 분들의 대다수는 2번 상대가 신뢰를 져버리지 않는 한은 나도 지켜주겠다 쪽에 한표를
실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관계에 만족해하며 다른 가능성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외로 적었구요,
결혼한 분들의 경우 인제 그런거 생각해봐야 뭐하냐가 주류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상상일 뿐이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그냥 잠깐 딴 세상에서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면책특권을 부여받을 경우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1번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를 선택하셨습니다.

이 대목에서 참 루시퍼 이펙트의 상황의 힘을 또 들여다 보게 된다는...
사실 말을 어떻게 하든 물리적인 상황은 달라질게 없는데 그저 '가정을 해 보자는, 그런 선택을 해도 괜찮다'는
면책의 단서를 달아드리면 이상하게도 2번에서 압도적으로 1번으로 가더라라는 -.-; ㅎㅎ

다시 말해 사람들은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있어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다른 가능성 역시 완전히 닫아두고는 있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결혼한 사람조차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다음 질문에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이 만약 여러분 말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여러분이그 사람의 마지막이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요.

- 만약 사귀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면, 물론 여러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심지어 그 사람이 여러분 몰래 만났다면?

사람에 따라 결혼한 사이가 아닐 경우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거 아냐? 알면 기분나쁠테지만 모르면 상관없어 라고 하시는 분도 계실테지요. 허나 대개 실망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다리몽댕이 부러뜨리겠다거나 심지어 거세(?)를 시키겠다는 분도 계실 겁니다 ㅋㅋ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마음?_2
사랑아 너는 뭐여? - http://flickr.com/photos/logosinberlin/142956972/

물론, 인간은 이기적이다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런 입장,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위의 두가지 질문을 어떤 순서에 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입장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만약 후자의 질문을 먼저 하면, 본인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신뢰와 우정을 선택하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허나 반대로 오늘 글처럼의 순서로 물으면 이상하게도 약간은 여지를 허용한답니다.

잼있죠? 여러분 자신의 입장을 먼저 물으면 상대방의 동일한 상황에 대해 이해해 주는 쪽에 서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물으면 다소 이기적인 입장에 서 버립니다.

이 장면에서 여러분의 머리속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떠올리셨다면, 주입식 교육의 폐해자이십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할 때 혹시 '남자는 열 여자 마다하지 않고, 여자는 한 남자에게 충실하다'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분들 계시다면 역시 세뇌교육의 폐해자이십니다.
(우리가 사랑의 상징으로 알고 있는 원앙새를 보면, 사실 한마리의 암컷이 다수의 수컷과 교미를 한다고 알려져 있죠. 원앙부부 사이에서 실제 부부 수컷이 수정한 자손의 양은 약 30% 정도밖에 안된다는 사실. )

어쨌거나 내 사랑은 가능하고, 남의 사랑은 글쎄라는 입장을 취하는게 우리들입니다.
사람이란 왜 일케 다소 독선적이다 싶을만큼 자기의 입장에 우선해서 서려고 하는걸까요?

왜냐하면 내가 사랑받고 싶은 것이지, 남이 나로부터 사랑을 거둬들이는 것은 용납하기 힘드니까요.
그런데 왜 그런 걸까요? 진화심리학이라던가 여러가지 그럴듯한 가설을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실험을 통한 사람의 속성을 설명드리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도파민 뉴런' 이야기

영국 켐브리지 대학의 월프람 슐츠 박사의 연구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도파민 뉴런'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녀석이 하는 일은 쾌락을 만들어내는 신경세포라고 합니다. 슐츠 박사가 수행했던 연구는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더 큰 쾌락을 느낄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마음?_3
쾌락을 만들어내는 세포 도파민 -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8/04/080407114604.htm

동물에게 빠짐없이 먹이를 줄 확률을 100%라고 두고, 한번도 주지 않을 확률을 0%라고 가정하고요,

신호와 먹이의 관계를 확률을 이용해서 실험을 해 보았죠. 즉, 먹이를 줄 확률을 독립변수로 해서 확률을 다양하게 바꿔보았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도파민 뉴런은 확률이 50%일때 가장 활동적이었다고 합니다. 

즉, 이쪽도 저쪽도 아닌 불확실한 상태에서 도파민 뉴런은 가장 활성화되고, 뇌는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한다고 합니다. 불확실성이 다소 긍정적인 상황일 때 사람은 상당히 들뜬 상태가 되는거고, 부정적인 상황일 때는 엄청나게 불안하게 흥분하는 거죠. 

이 실험의 결론은 우리의 뇌는 '불확실성'을 즐기도록 만들어졌다 입니다.
많은 사람이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이유도 승부를 쉽게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도, 소설도 그렇죠. 뻔한 결말은 김빠지게 만듭니다.

사람을 진정으로 늙고 병들게 만드는 것은 매너리즘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실험이 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손바닥 보듯 뻔한 삶은 뇌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우리의 삶도 무기력함의 나락으로 빠지고 마는 것 같습니다. 즉, 역설적이게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최고의 에너지 공급원인 것입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우리 평생에 가장 좋은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알 수가 없죠. 살아봤어야 알지... 게다가 우리가 그렇게 믿으려 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는 안돼 하고 당위성을 떠올리며 판단하는거지 마음 한켠으로는 여지를 두고 있다는 거죠. 단지 연애나 결혼이라는 시스템이 우리를 마음으로 '구속'하고 있는 효과를  제공하고 있는거다라는거. 언제든 그런 마음에 면죄부를 허락해 주는 유혹이 펼쳐지면 쉽게 무너져 버리고 마는... 그렇게 만들어진게 우리 사람인가봅니다 ^^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바람 피우자? 바람 피워도 허용하자? 노노~

오히려 그래서 더욱 더 지금 사랑에 충실하자라는 겁니다. 사람 마음이란 낙엽과도 같습니다. 1분 전까지 두 사람이 하하호호 싸랑해~ 하다가도 한순간 어긋나면 무서울 정도로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함께 하던 이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 그가 떠날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논리란건, 우리 마음의 가치 체계란건 언제나 현실 앞에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는것을 우리는 매일매일 겪고 있으니까요.

새로운 사랑에 애써 눈을 감출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언젠가는 떠나보내거나 남겨두고 떠날 수도 있을
지금 사랑하는 이 사람과 후회없을만큼의 깊은 사랑을 열심히 함께 나누자를 얘기해 보고 싶네요.

사랑합시다.
열심히! .

사랑, 변화, 이별, 두려움, 도파민,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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