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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와 돌반지 사이에 고민은 깊어간다
2010-08-08 17:31:50최종 업데이트 : 2010-08-08 17:31:50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이번 주말에 또 조카 돌잔치가 있다. 
"아! 고민이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긴 한숨을 내쉬는 집사람에게 "와, 머가 문제고?" 하자. "돌 반지 때문 이지요"라고 한다.
"새삼스럽게 뭔 한숨. 해오던 대로 하면 되지" 하며 집사람의 눈치를 살핀다.

살림살이와 돌반지 사이에 고민은 깊어간다_1
살림살이와 돌반지 사이에 고민은 깊어간다_1
조카 돌잔치 반지 하나가지고 뭘 고민할까 하지만, 가만히 보면 사정은 그리 녹녹치 않다. 제일 큰집, 장녀로서 수많은 대소사를 다 챙기기가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사촌동생들 대학졸업식, 결혼식, 백일, 돌, 학교입학 등으로 이어지는 많은 행사들 속에 조금 지친 것일까? 아마 경제사정 때문일 것 같다.

올봄에 4촌 처제조카 돌잔치에도 몇 번을 망설이다가 반지를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집사람의 마음이 더 많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친구들은 돌반지 대신 14k나 18k, 팔찌, 현금, 상품권등을 준다고 하는데 이번에 나도 그래볼까" 집사람이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고민하던 집사람과 함께 돌 반지를 구입하기위해 귀금속 상가를 들렸다.
휴가철이라 그런가 한산하기만 하다. 3.75g 돌 반지 한돈의 금액이 20만원에 육박하는 소리를 듣고 집사람은 다음에 오겠다고 말하며 나가자고 재촉한다.

금값이 이렇게 비싼데 돌 반지 고객이 있는지 사장님에게 질문하자 "돌 반지를 구입하러 왔다가 대부분은 그냥 돌아갑니다. 구입하시는 분은 극소수에 불과하지요. 반면 한 돈의 모양과 똑같게 한 반 돈짜리를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금값이 변하고 세상이 변하면 생활에 지혜도 바뀌는 것이 이치지요"라고 말하며 한돈 대신 반돈 구입을 권한다.

아름답고 고귀한 생명의 탄생, 1년 동안 건강하게 자란 유아를 기념하는 돌의 의미를 살려 한 돈짜리 금반지가 관례였는데, 그마저도 금값폭등에 사라져가는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 돈짜리보다 크기가 작으며 두께가 얇고 디자인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반돈 돌 반지를 구입해 예쁜 조카에게 전달했다.

돌잔치가 열린 천안에서 올라오는 승용차 안에서 집사람에게 "반 돈짜리 돌 반지 했어 마음이 안 편하지, 다음엔 한 돈짜리 그냥 해" 라고하자. "돈이 뭔지, 사실 마음이 안 편했어, 반돈 금액을 현금으로 주고 왔어"한다.

집안의 살림살이와 뛰는 물가, 뛰는 금값의 사이에서 집사람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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