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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초 고추가 최고지요
고추를 말리는데 있어서 핵심은 태양과 통기
2010-08-17 16:41:29최종 업데이트 : 2010-08-17 16:41:29 작성자 : 시민기자   박신희

8월 중순에 즈음하여 무더위가 한풀 꺾였는지 열대야는 옛말이 된 것 같다. 
밤에 창문을 열어두고 잠을 자면 한기가 들 정도로 밤 기온이 내려갔다. 며칠 전에는 열대야라고 해서 창문열고 선풍기를 가동하며 잠을 청했건만 이제는 실내 온도 조절을 잘 해줘야 할 형편이다. 자칫 잘못해서 한기를 많이 쐬어 늦여름 감기에 들면 몸만 고생한다. 

그래도 낮에는 햇볕이 뜨겁고 다니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와 동시에 도심 여기저기에 보이는 태양초 고추를 만드는 광경은 이 시기에 볼거리 중 하나다. 집 앞이나 옥상에 약간의 공간만 있어도 넓은 천을 깔고 고추를 말리는 장면이 심심찮게 눈에 띤다. 
대부분 고추를 말리는 사람들은 나이든 할머니다. 할인마트에서 고추장을 구입해서 먹을 수 있지만 집에서 만든 고추장과는 맛이 다르다. 그 다른 맛을 내는 첫 번째 비결이 태양초 고추다. 

시골에서는 붉게 잘 익은 고추를 태양초로 말리든지 건조기를 통해서 말리는 두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판매를 해서 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고추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조기를 이용해서 고추를 말리고 판매를 한다. 건조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그 많은 고추를 말릴만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들이 먹을 고춧가루를 만든 목적으로 고추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넓은 곳에 천이나 포대를 깔아두고 시나브로 고추를 말린다. 날이 흐려서 비가 올 것 같으면 얼른 포대를 걷어서 태양초 고추를 보호한다. 그리고 다시 해가 뜨면 고추를 말린다. 그런 정성과 태양이라는 자연의 힘으로 말린 고춧가루가 들어간 고추장은 확실히 맛이 다르다. 

태양초 고추가 최고지요_1
뜨거운 태양볕에서 잘 다듬어지는 붉은 고추

아파트 주변을 걷다보면 주차장에 군데군데 포대자루가 펼쳐져 있고 그 위에 붉은 고추가 놓여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충분히 그 고추를 훔쳐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어느 누구 하나 그런 사람은 없는 듯하다. 오히려 주차를 하다가 고추가 상할까 먼 곳에 주차를 하거나 주차를 할 때 조심조심 주차를 하는 배려깊은 사람도 있다. 
고추가 잘 마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주인들이 가끔씩 와서 마르고 있는 고추를 뒤집어 주는 작업도 한다. 도심이지만 시골에서 보는 장면을 볼 수 있어서 나름 운치가 있다. 

고추를 말리는데 있어서 핵심은 태양과 통기다. 태양빛이 잘 비춰주어서 잘 말라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람이 잘 통해야 한다. 볕이 뜨겁지만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냄새가 나기도 하고 심하면 곰팡이가 피기도 한다. 그러면 여름 내내 애써서 지은 고추농사를 한 순간에 망칠 수도 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태양초는 인위적으로 말린 고춧가루보다 확실히 맛이 더 있다.

태양초 고추, 고춧가루, 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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