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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의 추억
2010-08-15 09:20:40최종 업데이트 : 2010-08-15 09:20:40 작성자 : 시민기자   박정숙
서울서 태어나 서울서 자란 나는 방학때만 되면 지금의 신도시 동탄이란 곳을 찾았다.
나의 초등시절 그곳, 화성군 동탄면 반송리는 아주 깡촌이었다 전기불대신 호롱불이나 접시에 심지를 놓고 석유를 담고 불을 켜고는 했었다. 호롱불은 불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전기불도 그런줄알고 사춘오빠는 우리집에 놀러오면 집이 너무 환하다며 불 좀 줄려야한다며 전구불 스위치를 돌리자 불이 꺼져서 고장인줄알고 당황하던 오빠의모습에 그때는 왜그리 웃었는지....

밤이면 어디가 어딘지 구별할수가 없었다.
눈을 꼭감고 있다가 눈을 뜨면 주변이 보일거라는 오빠 말에 그대로 해보지만 난 아무것도 볼수가 없었고 밤에 집에서 뚝 떨여있는 푸세식 화장실 가는 것이 제일 고통이었다. 

지금처럼 모기향이나 전기매트가 없을때라 마당에 모기방지용 모닥불을 피워놓으면 왜그리 매운지 기침을 콜록 콜록해가며 이모님이 쪄주신 고구마, 감자를 평마루에 앉아 먹던 어리시절 추억이 아직도 살아있다.
낮에는 사춘 오빠들과 냇가에서 미꾸라지 잡는다며 옷을 다적셔가며 뛰어다니고 오빠들은 미꾸라지 잡다 검정고무신이 벗겨져 떠내려가면 그것을 잡겠다고 따라가다 넘어져 상처만 남기고 야속한 검정고무신은 물따라 어디론가 마냥 흘러가고 고기도 못잡고 이모님께 야단 맞던 오빠들....
지금은 추어탕을 매우 즐겨먹지만 어린시절에는 미꾸라지가 징그러워 먹지 못했다. 

검정 고무신의 추억_1
검정고무신

타이어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검정고무신은 내 기억으로는 흰고무신에 비해 훨씬 저렴했기에 흰고무신보다는 주로 검정고무신을 많이들 신었다.
고무신에 구멍이 나면 동네에 종종 지나가는 엿장수아저씨 오기만을 기다리며 빵구난 고무신을 엿 바꿔먹을 요량으로 잘보관하곤 했다.
 
멀쩡한 고무신으로 엿 바꿔 먹고는 부모님에게 고무신 잊어버렸다고 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고무신이란 놈은 아주 쓸모가 많은 놈이다. 고무신이 낡으면 엿과 바꿀수도 있고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담을 수도 있고 지금은 습기 조절용 식물을 심어 장식용으로 거실한쪽을 차지 하기도 한다.  
지금도 볼품없이 만들어진 고무신을 사용한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곳은 구치소다.
가격저렴하고 질기기 때문이 아니고 구치소에서 고무신을 신어야 하는 이유는 구치소에서 휴대하지 말아야할 칼, 그외에 물건들을 숨기지 못하게 하기위해서다.

검정 고무신의 추억_3
꽃고무신

옛날 고무신은 냄새도 나고 모양도 없었지만 지금의 현대식 고무신은 가죽으로 하거나 레자에 꽃무늬 수를 놓은 예쁜 꽃고무신이다.
두아들 결혼식에 신었던 꽃고무신. 남편 환갑 때, 고희 때 다시 한번 신으려고 신장에 곱게 모셔 놓았다.

호롱불, 모닥불, 검정고무신, 엿장수, 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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