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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엄마로서 지내는 2010년 여름
2010-07-28 13:51:45최종 업데이트 : 2010-07-28 13:51: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아침잠이 모자라는 아들을 깨워 식탁에 앉혀 놓는 시간은 6시10분이다.
눈을 뜨지 못하는 아들에게 한 숟가락씩 밥을 입에 넣어준다. 아들은 무슨 맛인지도 모른 체 졸면서 그냥 받아먹는다.
이런 모습이 못 마땅한 남편은 아들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며 잦은 충고를 한다. 
동생으로서 자신의 존재가 의심스럽다며 '편애타령'이 노래가 된 딸은 최근에는 엄마의 지나친 아들 사랑으로 이다음에 공허함을 걱정 하곤 한다.

고3 엄마로서 지내는 2010년 여름_1
고3 엄마로서 지내는 2010년 여름_1

하지만 자정이 다 되어 귀가하는 고3 아들에게 엄마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영양소 고루 포함된 따뜻한 아침 한 끼 밖에 아무것도 없다. 

2010년 이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곧 닥칠 수능.
금년 여름이 살인 더위라 짜증스럽다 하지만 난 작렬하는 햇빛과 상승한 수은주의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붙들어 두고 싶다.  

'이번 일요일엔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도록 좀 늦게 깨워야지' 
오늘 아침에도 언제나처럼 똑 같은 생각을 했다. 현관문을 나서는 아들에게 "아들! 오늘도 힘내" 인사말에 아들은 고개만 살짝 움직이는 답례를 하고는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책가방 무게와 함께 더 힘겨워 보인다. .

고3 엄마로서 지내는 2010년 여름_2
고3 엄마로서 지내는 2010년 여름_2

국내 고3 자녀를 둔 엄마면 누구나 똑 같은 마음이고 똑 같은 생각일 것이다. 어떤 영광된 자리도, 아이 엄마로서의 자리만큼 편안하고 행복할까? 
80년대 여고시절 배웠던 글귀가 생각난다. '모정(母情)은 무조건적인 사랑', 그때는 그냥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에야 그 말의 깊은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기보다도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더 알맞은 말이다.

수능 압박감에 시달리는 아들이 무조건적인 모정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아침마다 밥 차려놓고 깨우는 엄마를 떠 올릴 것이다.
수능이란 두 글자가 양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아들에게 향하는 애틋한 감정을 살며시 표현하고 싶어 필통에 넣어둔 쪽지 편지글, 아들은 오늘 아침에도 읽고 있을 것이다.

곧 젊은 기분을 만끽할 휴가시즌이다. 9월 모의고사, 2학기 중간고사 닥쳐올 시험들, 그리고 대입수능 까지 100일 남짓 남은 수능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리라 믿고, 참 신앙인도 아닌 엄마지만 두 손을 모아 기도하련다.

고3, 대입수학능력시험, 김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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