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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도전이 도전이라 불리는 이유 2
2010-07-28 16:31:26최종 업데이트 : 2010-07-28 16:31:26 작성자 : 시민기자   유진하

이제껏 20여년 남짓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생을 살아오며 정말 많은 도전을 해왔다. 도전이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행위나 실패해왔었던 것을 다시 시도하는 행위를 도전이라고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성취하는 것은 도전이라기보다는 수행 내지 달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도전이라는 단어는 성공이 불분명할 때 쓰인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20여 년 동안에도 여러 가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놓였었다. 내 의식이 성숙해지기 시작하고 행위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중학교 시절부터 아마 많은 도전을 해온 것 같다.

그 때에는 외국어고등학교에 들어가려고 무모한 도전을 했었다. 나의 부모님은 내 미래에 대해 솔직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나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계셨으며, 언제나 나를 위해 노력하셨다. 
외국어고등학교도 내가 3학년 1학기가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평소처럼 집에서 빈둥거리는 나에게 어머니가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라는 것이 있다고 설명해주시며, 일반 고등학교를 가는 것보다 나의 능력을 유별나게 키우고 싶다면 이 고등학교들이 괜찮다고 하셨다. 

나는 당시에 학습에 대한 욕구가 있어서 공부를 했다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친구들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경쟁심에서 공부를 했었다.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그 때 내 나이에는 귓등으로 흘려버릴 말이었다.

그렇게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알게 되었고, 그제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찾았던 것이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였다. 
나는 어릴 적부터 꿈이 무척이나 많았다. 지금은 경제학도로써의 길을 가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나는 정말 다양한 것을 좋아했다. 외교관을 하고 싶었고, 특기를 살려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도 싶었으며 심지어 부모님이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기가 가슴 아파 한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중학생이라는 그 철없던 때에도 선택은 무척이나 현실적이었다. 외국어고등학교를 준비하기로 했던 것이다.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는 당시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아니라 실업계 고등학교로 분류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당시 그 학교에 대한 안 좋은 기사도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서, 그 고등학교를 제일 가고 싶었지만 선생님과 부모님의 권유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영어보다는 단지 외국 언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던 터라 외국어고등학교에는 단순한 호감만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실상을 알고 보니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학교가 아니었다. 외국어고등학교를 가려고 3년 동안 준비하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에, 나는 고작 한두 달 정도 공부를 해서 시험을 봐야 했다.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도 모두 입을 모아 가능성은 확신했지만 합격을 섣불리 말씀하시지는 못했다.

도전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_1
도전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_1

결국 떨어졌다. 지금 경제학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를 생각하면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그때서야 뼈아픈 실패의 고통을 느꼈다. 
어린 아이가 무엇을 알겠는가마는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을 때 앞이 어두컴컴해지며 온 몸에 힘이 쑥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 정도도 하지 못하는 한심한 놈이었나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중학교에서 나와 비슷한 성적을 내는 아이가 합격자 명단에 있는 것을 보고는 한 번 더 상실감에 빠졌었다. 
주변에서는 내 준비 기간이 짧았다는 이유로 힘을 북돋아주려고 했지만, 사실 괜찮다는 표정만 지었을 뿐 그 격려들이 달갑지 않았다.

도전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도전이라는 것은 누가 쥐어준 것도 아니고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전으로써 얻는 성공과 실패는 자신들이 지고 가는 것이다. 
사실 도전을 하면서는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높았었던 그 목표를 생각하며 포기를 하거나 재도전을 다짐하거나 한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히 행동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실패하는 자의 이면에 성공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성공은 언제나 실패에 비해서 빛이 난다. 내가 외국어고등학교 시험에 떨어졌을 때, 나와 성적이 비슷하던 그 친구도 떨어졌다면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한, 두 달 공부로는 힘들 것을 알았고 합격이라면 대박이지만 불합격이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했기 때문이다.

도전의 결과는 지극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이지만, 도전의 과정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환경적일 수 있다. 하나의 도전에도 모두가 공평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도전에 형평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단지 도전자들 간에 차이가 크거나 작게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도전은 변화를 일으킨다. 
성공한 자는 성공의 달콤함에 빠져 무력해지거나 성공을 발판삼아 더욱 강한 모험심을 시험한다. 또한 실패한 자는 실패의 아픔에 빠져 허우적대거나 실패를 발판삼아 될 때 까지 도전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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