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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휴가
집안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보내면서
2010-07-30 16:09:46최종 업데이트 : 2010-07-30 16:09:46 작성자 : 시민기자   박신희

여름하면 생각나는 것이 휴가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를 찾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일년 중에 가장 즐거운 시간일수도 있다. 학생때는 휴가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방학이 있으니 방학때 마음껏 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휴가가 정말 필요하고 기다려진다. 

이번 여름에도 가족들과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런 나의 바람은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남편이 너무 바빠서 휴가를 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나는 원망스러웠지만 직장의 일도 중요하기 때문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휴가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함께 보내던 시간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에 내려가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물론 그 동안 남편은 수원에 혼자 남아서 직장일을 열심히 해야한다.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소중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구체적인 일정을 정해서 어느날 저녁 남편에게 고향에 내려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남편은 극구 말렸다. 주된 이유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나 혼자 두명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고향에 내려가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는 것이었다. 사실 예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4~5시간 고향에 내려가는 동안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두 번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고향에 안 내려갈 것이라고 결심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아이들이 좀 더 자란 상황이고 나름대로 굳은 결심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뜻밖의 휴가_1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향으로 휴가를 가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배려로 집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보내고 있다.

고향에 계신 시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내려간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시어머니가 바로 수원에 올라오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3명이 움직이는 것보다 1명이 움직이는게 더 효율적이어서 오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올라오신지 4일이 지났다. 평소에는 낮에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 아이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시어머니께서 손자, 손녀를 너무 좋아하셔서 계속 놀아주시니 나는 할 일이 없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손이 부지런해서 잠시를 가만히 있지 않으신다. 자리에 앉으면 걸레를 들고 방을 닦곤 하신다. 그렇게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소용이 없다. 그래서 집안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즐길 수가 있었다. 계곡을 찾고 바다는 찾는 것도 휴가가 되지만 나는 뜻밖에 집안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보내고 있다. 올여름도 여느 여름과 다름없는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름이다.

휴가, 계곡, 바다, 대중교통, 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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