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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
비 내린 밤의 매력과 낭만
2010-08-07 04:05:31최종 업데이트 : 2010-08-07 04:05:31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친구도 사람들도 먼 곳으로 휴가여행을 떠난 도심. 
전국 휴가지는 주차장이라는 다소 과장섞인 인터넷 기사를 보면서 '그래 집 떠나면 고생이지' 라고 위로를 하긴 했지만 분주한 낮이 지나고 밤이 오면 적막함이 비로소 느껴지는 이번주였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밤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걸까 싶은 생각도 비로소 들었고 말이다. 그렇지만 기왕 홀로 집을 지키기로 한 이상 나만의 밤 마실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자주 나가다 보니 낭만적인 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더군다나 며칠전부터 왜 그렇게 게릴라성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것인지 기분도 묘했다.

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_1
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_1


위 사진은 장안구청과 구민회관 앞의 쉼터 공간의 벤치 주변이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고 비가 내린 후라 실제 느낀 정취와 다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말 딱 기자가 느낀 느낌이라 흐뭇하다. 
사실 이 곳은 저녁이라도 이렇게 비지가 않는 곳이다. 요즘은 더워서 주민들이 많이 나왔고 심지어 보이지 않는 자리쟁탈전도 벌어졌는데, 소나기가 내려 인적이 뚝 끊긴 풍경이 이색적이어서 길을 걷다 멈춰 서서 찍어 봤다.

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_2
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_2


이 곳은 벤치 바로 옆의 가로등이 있는 공간이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데 여전히 가로등은 환하게 더운 밤공기속에서 뿌연 안개까지 자아내며 꿋꿋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타향에 가 있는 밤이라면 숙소에서 바깥을 보며 상념에 잠기기도 하고, 산책로를 걸으며 시골 풀과 나무 냄새도 맡고 했겠지만 아무래도 동네에선 무리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별 생각없이 스쳐지나갔던 익숙한 공간들을 촬영도 하고 다시금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도 나름대로는 신선한 일이었다. (적어도 본인에겐.)

 "결국 정말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란 굉장히 멋지고 놀랍고 신나는 일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한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그런 날들인 것 같아요." (<빨강 머리 앤> 中)

그래서 시민기자, 내친김에 당분간 소소한 나만의 작은 밤 여행을 계획, 감행하기로 하고 어제는 오랜만에 야심차게 서울 이곳저곳을 땀흘리며 걸어다녔는데 주로 종로, 낙원상가 주변이었다.

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_3
여름밤의 매력에 취해 도시의 사진을 찍다_3


종로2가의 제법 유명한 '젊음의 거리'의 사진이다. 
종각 역과 파고다 공원 사이에 있는 곳으로 이곳으로는 차가 다니지 않아서 걸으면서 한여름밤을 만끽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하지만 입구부터 노점상이 있고 영어학원, 호프집들만 주로 있는데 왜 젊음의 거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편 근처 낙원동에는 일요일 아침부터 저녁 10시까지 차 없는 거리 제도를 운영한다는 사실도 알았으니 독자분들도 시간나면 한번 가보시는 것도 좋겠다.

오랜만에 짧지만 알찬 서울 나들이를 하고 시청역에서 잠시 내렸는데 역내 대기하는 데가 무척 더워서 굉장히 놀랐다. 지하철 안은 에어콘이 추울만큼 세게 나오지만 '약 냉방칸'을 이용하면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센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시민들은 나름대로의 도심 속 놀거리.먹거리.볼거리들을 찾아서 부지런히들 다니는 듯 해서 수원에서만 몇 개월째 도를 닦다시피했던 나에게 작은 문화충격을 주었던 것도 같다!

밤에 관한 외국의 시 한편은 이런 것이다.

'밤은 그렇게 낭만적이에요, 밤은 나를 아프게 해요. 사랑으로 가득한 밤, 나비로 가득한 밤, 근심의 밤, 키스의 밤, 희열의 밤. 밤에는 느껴지고 밤에는 기억이 나죠. 당신과의 밤이.' (Vanessa Cabrera) 

예전 가요 중에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사뭇 도발적인 제목이 있었다. 
깊어지는 한여름에 누군가가 생각나는 그윽하고도 매력 넘치는 밤들이 계속 되고 있다. 더위와 비를 피하려고 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온몸으로 느끼고 또 거리에서 즐기면서 주변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이즈음의 하루하루도 퍽 낭만적이지 않나 싶다.





, 장안구민회관, 사진, 낭만, 한여름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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