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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을 이용하라
사람들의 공백을 채우려는 본능을 이용하세요
2008-03-11 09:03:04최종 업데이트 : 2008-03-11 09:03:04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사람들은 공백을 채우려고 하거든요" 
미국에서 한창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Life>중에서 동료 리스의 질문에 크루스(Crews)가 한 말입니다.
크루스는 사건사건마다 혐의자나 목격자로부터 사건에 관련이 있는 진술을 기막히게 잘 얻어내는데 전화로 뭘 물어보면 상대방은 숨이 넘어가며 결국 얘기를 다 해 준다는 겁니다. 

리스 형사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얻어내느냐며 물어보죠.
그 때 크루스는 사람들은 공백이 발생할 경우 참을 수 없는 욕구를 느끼는 것을 이용한다고 대답합니다.

호기심의 공백 이론 :  카네기 멜론대학 행동경제학자 조지 로윈스타인(1994) "호기심은 지식의 공백을 느낄 때 발생한다"       -   WOW~ from. Stick 님의 블로그에서 인용 -

비슷한 이론으로 Niche Theory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음모론(conspiracy theory)라고도 불리는데요 우리가 뭔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그 구멍(Hole)을 어떤 형태로든 채워야 하는데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일단 의심과 부정적인 메세지로 채운다는 것입니다. 

한가지만 더 소개해 드리면 비폭력 대화로 유명한 이민식 소장님께서는 'GAP' 이론을 설명하고 계신데요.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 그래서 의문이나 잘 모르겠는 부분을 GAP(갭)이라고 한다. 단어 정의 그대로다. GAP은 distinct한 단절로 인해 저 너머에 있는 모르는 부분을 가리킬 수도 있고, 짜맞춰야 되는 어떤 구멍이 될 수도 있다. 그 구멍은 부정적으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다.

이 모두가 공통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는 공백을 참을 수 없다'라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는 진화심리학에서는 '생존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이에 관해서는 다시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애인이 무슨 이유에서인가 대화를 거부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즉시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마눌님이 대화가 없어집니다. 그러면 그 즉시 남편들은 공포에 휩싸입니다. 전화를 건 상대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우리는 몇초도 되지 않아 짜증이나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누군가가 우리에게 질문을 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대답을 하거나, '대답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됩니다. 머릿속에 떠올려봐도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누군가가 본인에게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고? 하고 물어보면, 그 사람의 눈을 본 채로 아무말도 안하고 생깔 수는 없습니다. 몰라몰라 하고 회피하거나 도망갈 수도 있겠죠. 

경찰의 목격자 진술이나 탐문 수사, 제보자 신고 접수도 이런 이유로 의미가 있는 거죠. 경찰이 목격자에게 진술을 요청하면, 목격자는 자신이 본 사항을 얘기해 줘야 할 욕구를 느낄 뿐만 아니라 '이상했다고 생각하는 바'에 대해서도 얘기하고자 합니다. 때로는 GAP을 채운 본인의 판단을 기준으로 얘기하기 때문에 경찰은 사실과 판단을 잘 구별해야겠죠. 

탐문 수사에서도 상대방이 진술을 거부하거나 도망가면 경찰은 그 GAP을 '이 사람, 뭔가 알고 있는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거고, 그 사람과 계속 심문을 하면 왠만큼 준비하지 않고서는 사실을 얘기할 수 밖에 없죠. 
잠시 샛길로 빠지면, GAP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채우려고 드는 부분이지만, 거짓으로 GAP을 채우게 되면, 즉 상대방이 잘못 판단하도록 GAP을 채운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GAP 자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채우려 하기 보다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거짓말은 쉽게 탐지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보자 신고도 그래서 훌륭한 도구가 됩니다. 

일가족을 살해한 이호성씨 사건은 산에 무덤을 파 준 제보자의 전화로 드러나게 됐는데, 사람들은 의심스런 사건이 생기면, 그것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제보를 해야 하는 강력한 욕구를 느끼게 됩니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마땅히 살인사건에 대한 것이므로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 기저에는 이러한 GAP을 어떤 형태로든 채우고자 하는 욕구인 셈이죠. 

서로의 마음을 여는 GAP을 활용하자
이야기가 다소 부정적으로 많이 흘러갔는데요, 중요한 점은 우리 생활에 있어 이 공백(GAP)을 이용하면, 아주 효과적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풀어낼 수도 있고, 또 좋은 인맥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쉽게 정리를 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 알기를 원하면, 그저 물어라.  그리고 기다려라.
질문과 대답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공백으로 채우는 겁니다. 물론 본인이 기다릴 줄 알아야 하겠죠. 

2.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에는 얘기가 끝날때까지 잘 듣고 적정한 시간을 비워두라.     
상대방이 얘기를 끝날 때까지 말을 끊지 마세요. 잘 들어주고, 얘기가 끝난 뒤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공백을 만드세요. 그러면 자연스레 상대는 얼마 안 있어 여러분의 의견을 얘기에 경청하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해지거든요. 

3. GAP을 채우도록 유도해 주라. 
상대방이 고민을 하거나 어떤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서 얘기할 때,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물으세요. 애인과 다퉈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얘기한다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오히려 물으세요. 모르겠다고 얘기했는데 뭘 원하느냐고 물으면 어떡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본인의 원하는 바와 고민하는 바를 함께 얘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본인이 멍군이요 장군이요 했지만 스스로 GAP을 채우는 과정을 수행했기 때문에 마음은 한결 편할 가능성이 많은 거랍니다. 물론 GAP은 부정적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것이 우려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다소 밝은 부분으로 채우도록 배려를 하면 되겠죠. 

자~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냅시다!  <<참고도서를 소개합니다>>

  진화심리학 - 하룻밤의 지식여행 4  딜런 에반스 지음, 이충호 옮김, 오스카 저레이트 그림
이 책은 사람 마음의 진화를 추적함으로써 현대인의 행동과 심리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는 학문인 '진화심리학'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진화심리학이란, '진화생물학'과 '인지심리학'이 결합된 것으로서, 사람의 몸 구조가 오랜 세월에 걸친 자연 선택의 결과물이듯 사람의 마음도 진화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학문.

 

  비폭력 대화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우리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폭력적인 대화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얼마나 폭력적인 대화방법을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는지를 밝히면서, 비폭력 대화가 우리 사회와 각 개인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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