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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창문(Broken Window) 이론 - 작은 것부터 챙겨야죠
사소한 것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2008-04-03 21:10:27최종 업데이트 : 2008-04-03 21:10:27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집을 오랫동안 비워두고 출장이나 먼 여행을 다녀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하루 이틀이면 모르겠는데 일주일 이상 집을 비워야 합니다. 슬슬 걱정이 됩니다. 혹시나 도둑이라도 들면 어떡하지... 
이럴 때는 당연한 조치로 이웃에게 부탁해서 혹시나 모를 현관에 쌓일 수도 있는 전단지나 신문을 치워달라고 부탁하면 됩니다. 장시간 집에 조명이 켜지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집 앞에 나 없어요 라고 선전만 하지만 않아도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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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유로 집을 장기간 비우게 되어서, 차를 공터 주차장에 장기간 방치를 시켜야 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한달간 비우게 될 것 같은데... 사람들이 알고 혹시나 차에 해코지를 하거나 훔쳐가면 어떨까 걱정이 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냥 비바람 덜 맞는 곳에 주차시켜두기만 하면 됩니다. 아무도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신경을 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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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아래의 실험을 한번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1969년에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그는 비교적 치안상태가 좋은 장소에 자동차 본네트를 연 채 차를 일주일간 방치한다. 단순히 본네트만 열고 방치한 상태에서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그 다음 실험에서는 쇠망치로 창문을 깨버렸다(뒷쪽 작은 창문). 차는 어떻게 됐을까? 불과 10분 후 평범한 주민들이 다가오더니 배터리를 빼내고 타이어까지도 모두 가져가 버렸다. 유리창이 깨진 것을 본 사람들은 방치된 차임을 눈치 챘고, 그 순간 사람들의 마음에 작동하던 모든 윤리적·법적 제동장치가 마비됐다.

유사한 예를 하나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아파트 건물에 창문이 깨졌을 때 아무도 고치지 않으면, 깨진채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또 다른 창문이 깨집니다. 
실수로 그랬을 수도 있고 일부러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고쳐지지 않습니다. 낙서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점점 더 훼손됩니다.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되어 전체 건물이 쇠락합니다. 입주자들은 나가고 범죄자들이 들어옵니다. 그럼 게임은 끝난거죠.
- kyrandia님의 스프링 노트

이것을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이론은 작은 무질서나 불균형이 사람들의 행동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 때 뉴욕은 미국내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지역 중의 한 군데였습니다. 
뉴욕의 지하철은 악명이 높았죠. 지하철 개폐문에서는 수시로 흑인들이 버티고 서 있으며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갈취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돈을 내고 지하철을 탈 수 밖에 없었죠. 영화에서 익히 봐 왔듯 지하철을 포함한 역사 내부는 온통 낙서 유성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 투성이였습니다. 
모두가 뉴욕 지하철에 대해 불평을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방관했냐구요? 아닙니다. 전미에서 뉴욕 경찰만큼 경찰력이 강한 도시도 별로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도 1980년대 뉴욕에서는 해마다 60만 건 이상의 중범죄가 일어났답니다. 
지하철에서는 극악범죄가 갈수록 극성이어서 시민들은 회사에 가기 위해 어쩔수 없이 지하철을 타야 하는 형국이었죠. 

그런데, Rutgers Newark University의 브래턴과 켈링(William Bratton & George Kelling) 교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기초로 지하철이 중범죄의 장소가 되는 원인은 초기의 무질서(Disorder)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하철에서의 사소한 질서의 위반에서부터 매춘, 낙서, 구걸 행위 등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 피해를 주진 않지만 이것을 방치할 경우 무질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켈링교수가 조사해 본 결과 지하철을 처음 이용하는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질서를 잘 지키고 요금도 잘 지불하고 통과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게이트를 돈을 내지 않고 넘어가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즉시 지하철 당국이나 경찰이 개입하여 그 개인을 체포할 것으로 기대하고 두리번 두리번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나타나서 그 사람을 벌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실제 무임승차를 했다는 사실을 당국이 알고 있었습니다만, 하고 많은 인간중에 그런 사람 꼭 있잖아요? 그냥 내버려 둔거죠. 

 그런데 얼마 후 또 다른 사람이 무임승차를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이윽고 사람들은 돈을 내지 않고 들어가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따금씩 경찰은 단속을 하였습니다만 그런 식으로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한 두명이 질서를 지키지 않는 수준에서 출발하였으나 그 나중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연실색케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흑인 몇명이 게이트에 있는 지하철 티켓을 넣는 구멍을 막아 버립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돈을 내라고 합니다. 시민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었지만 수사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순순히 내고 통과합니다. 
신고해 봤자 경찰이 있을 때는 이미 눈치채고 달아난 뒤였죠. 

지하철은 온통 낙서투성이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당국이 개입하기 시작했지만 온통 지저분하고 냄새나며 불안하기 그지없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서브웨이는 더이상 편안한 교통수단으로서의 장소가 아니라 범죄의 온상으로서 각인되어 버리고 난 뒤였습니다.

한편 그 뒤 교통 국장 데이비드 건은 켈링 교수의 지적을 받아들여 지하철의 낙서부터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기본 질서를 위반하는 사람들은 즉각 사법 처리하였습니다. 지하철과 지하철 역사의 모든 낙서를 지우는 데만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잡기 시작한 2년여가 지난뒤부터는 미국내에서 가장 악명높았던 이 뉴욕에서 범죄 건수가 드라마틱하게 감소하기 시작하여 1994년에는 절반으로 줄었고, 마침내는 75퍼센트까지 감소했다고 합니다. 
치안이 강력해졌다,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때문이다, TV시리즈 때문이다 등 여러가지 가설의 주장이 나왔지만 지속적인 범죄율의 급격한 감소율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답니다.
이것이 깨진 창문 이론의 전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알고 계신 분도 계셨을테고, 또 오호라.. 그런 사람의 심리가 또 있구나 하고 잼있어 하는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깨진창문 이론은 사람의 마음에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제가 텔레비 사업부(?)에서 일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솔루션 사랑해 미안해'나 '위기의 부부 화해의 기술', '긴급출동 SOS'를 곁눈질하며 보곤 한답니다. 
볼륨은 무음 상태입니다만, 친절하게도 디지털 자막 기능이 제공되어서 자막으로 대화 내용이 다 나온답니다 -.-;  에헴, 암튼 본 적 있으시죠? 
상황의 경중은 저마다 다르지만 사연을 보고 있노라면 답다~~~ㅂ하기 그지 없습니다. 과연 관계개선이 가능하기나 한걸까 싶습니다.

한가지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문제의 발단은 대개 단순한 것에서부터 시작을 한다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기대가 상충하기 시작하면서 서로에 대한 작은 원망이나 오해로 인한 두 사람의 갭이 얼마 지나지 않아 건너설 수 없는 강으로 벌어져 버린 거죠. 
기억에 남는 내용 중의 하나는 긴급출동 SOS였는데, 제목이 '아내의 복수 - 설탕물 학대'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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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남편은 오직 물과 설탕물 만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 보신 분 많죠? 
와이프는 남편의 명줄을 이렇게 설탕물 만으로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끔찍한 상황으로까지 몰고 간걸까. 
마지막에 그런 얘기가 나오죠. 아내는 남편에게 '내가 원한건 그저 미안하다, 고맙다 말 한마디였다.' 남편의 소원함이 섭섭했던 아내는 남편에게 차려주는 밥상을 거부하자 오기가 생겨 그럼 먹지 마라며 밥먹고 싶다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버티게 됩니다. 부부는 결국 서로 버티다가 저런 형국까지 가 버린거죠.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었죠. 허나 이혼률 세계 3위의 대한민국이 과연 우연은 아닌겁니다. 
서로 사랑하고 좋아서 한 결혼인데 어찌하여 몇집 건너 한집이 이혼을 한단 말입니까. 과연 그토록 서로가 서로에게 이혼을 요구할만큼 크나큰 사유가 있었던 걸까요.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죠. 

처음의 그토록 좋았던 마음이 어째서 어느 순간부터 소원함과 섭섭함으로 채워지고,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는걸까요. 

결국 깨진 창문 이론을 생각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원함은 발생한 순간에 제거해야 합니다. 상대가 악의가 있어 나를 화나게 하고 섭섭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본인의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했거나 또는 그런 면에서 미숙한 수준이라면 먼저 자신이 이해해 주는 아량이 필요한 겁니다. 

단, 화가 나면 표현하세요! 참지 마세요. 참으면 그 순간 GAP이 작동합니다. 아시죠? 
화는 솔직하게 표현하되 블레임모드여서는 안됩니다. "내 속 뒤집어 놓으니 좋지? 당신 특기는 정말 알아줘야해" 라는 말대신 "당신이 그런 말하니 내 기분이 몹시 우울해지네요"라고 대답하는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무리 맞는 말이어도 블레임 모드에서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은 변명이거나 또다른 맞장구 블레임 뿐입니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거나 이해해 주세요. 절대로 대화를 거부하거나 스킨쉽을 거부해서는 안됩니다. (부부끼리는 특히 싸웠다고 각방 노노! ) 

초기에 화났던 감정을 빨리 풀고 웃을 수 있어야 쌓이지 않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두 사람 다 이에 대한 인식이 전제하고 있거나 미숙한 상대를 감싸안을 수 있을만큼 본인의 역량도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깨진 창문 이론의 핵심처럼 밀린 숙제와 비슷하게 미리미리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나중에 커진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결혼 전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싸움을 유발할 정도로 심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말이 짜증스럽게 들렸고, 나는 노력하고 있는데도 와이프는 계속 불평이나 화를 내는 겁니다. 도대체가 끝이 안 보였고, 어떻게든 우리의 관계가 정리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아내도 똑같았습니다. 
뭔가 말만 하면 제가 짜증을 내는 거였습니다. 별 얘기가 아닌데도 삐딱하게 듣고 화를 내고, 어떤 행동을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은 사실 작은 것들이었습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내버려두기', '나도 고민하고 있는 미래에 관해 괜한 관심 등으로 푸쉬하지 않기',  '다 아는 척 하지 말기',  '혼자 심각해지지 말기',  '때때로 힘들 때 그냥 있어주기(토 달지 말고)'.  '내 시간 존중해주기'..  뭐 등등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두 사람의 관계를 치명적으로 만들만큼 큰 것은 아니었죠.

결국 어찌어찌하여 우리는 작은 문제부터 극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프는 저에게 제 시간을 배려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주말에 등산을 가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할 때에는 기꺼이 간섭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저는 와이프의 얘기를 그냥 듣는데 더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판단이 아닌 형태로 말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 작은 출발이 우리 부부에게 큰 변화를 불러 일으켰답니다. 
지금은 아주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 이랍니다. 다소 엥겔지수가 높은 경향이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정도긴 해도, 우리 부부는 매우 건강한 모습으로 부부생활을 해 나가고 있답니다. 때때로 우리도 역시 전투모드로 돌입합니다만 절대 밤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한답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노력도 중요했답니다. 회사를 통해서 비폭력대화라던가 집단상담과 같은 교육도 받으면서 함께 실습도 해 보면서 효과를 체험해 보기도 했답니다. 
TV프로그램을 보며 응용도 해 봤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과도한 소리를 한다 싶으면 목덜미를 잡으며 "고마해라 잉~~~"  ) 생각해보면 심각해질수도 있는데 이런 행동을 통해서 피식 웃음이 나와 싸움이 안되는 상황을 연출하고는 했답니다.

우리 부부 잘하죠~ 뭐 이런 얘기를 하려는것은 아니고요. 
현재 이미 깨진 창문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작은 것'부터 메꿔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문이 막 깨졌다면 즉시 갈아끼우세요. 여행을 가든, 색다른 데이트를 하든, 과도한 스킨쉽(?)을 하시든 ㅎㅎ 
결국 함께 하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문득 문수정 소장님께서 주셨던 문구가 기억나네요. 그 사람도 행복하게 살려고 아둥바둥 노력하는 또다른 저의 모습 아니겠습니까. 
이상 ! 오늘은 깨진 창문 이론이었습니다! 

  깨진 유리창 법칙 -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  마이클 레빈 지음, 이영숙.김민주 옮김
똑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떤 회사는 승승장구하고 어떤 회사는 실패하는가? 해답은 바로 '깨진 유리창'에 숨어 있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고객이 겪은 한 번의 불쾌한 경험,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말뿐인 약속 등 기업의 사소한 실수가 결국은 기업의 앞날을 뒤흔든다는 것이다.

  티핑 포인트 - 생각하는 글들 12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왜 어떤 아이디어나 제품은 급격히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는 일종의 '전염' 현상을 보이며, 다른 것들은 그렇지 못한가? 긍정적인 것들을 사회나 다른 개인에게 전염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티핑 포인트 이론은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의 글은 http://song.mybada.com/Remarkable/entry/Broken-Window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깨진 창문 이론, 무질서, 사랑, 사소한 것, 조기진압,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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