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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아트센터가 고마운 이유는?
학교의 교육적 기능도 수행
2010-07-13 22:06:50최종 업데이트 : 2010-07-13 22:06:5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지난 7월 10일(토) 17:00 삼호아트센터 개관 3주년 제64회 정기 공연을 보았다. 세계 최초로 시각 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챔버오케스트라 공연이다.

공연장 입구에 들어서니 이윤희 이사장이 찾아오는 관객들을 반가이 맞아 준다. 어린이에게는 담임 선생님 같고 어른들에게는 오래된 지인처럼, 친구처럼 미소를 띄며 환영해 준다. 직책이 이사장인데 공연의 주최·주관자로서 섬김과 배려의 모습이 보인다.

시간 여유가 있어 객석을 미리 둘러 보았다. 객석 의자가 확 바뀌었다. 그 동안은 의자가 낡아 공연 중 조금만 움직여도 삐그덕 소리가 나서 음악 감상을 방해하였다. 1억 2천만의 예산을 투입하여 서울 예술의 전당 수준으로 바뀐 것이다. 무대 조명을 비롯해 복도의 모니터도 새로 놓았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 맘 때 개관 2주년을 맞아 초등학생의 건의가 떠오른다. 객석 의자의 노후를 지적하였는데 이번에 그 의견을 수렴하여 고친 것이다. 복도의 모니터는 미처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무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삼호아트센터 공연은 전석 초대로 이루어진다.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짜 손님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한 가지 방법, 바로 '1천원의 위대한 힘'이다. 공연을 보고 자발적으로 희망자는 1천원을 기부하는 것이다. 이 돈은 어려운 복지시설을 돕는데 사용이 되고 그 내역이 공개되고 있다.
삼호아트센터가 고마운 이유는?_1
삼호아트센터 공연이 끝난 후 팬사인회 모습. 어린이들이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삼호아트센터가 고마운 이유는?_2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자진하여 모금함에 천 원을 넣는다. 이 성금은 복지 시설을 돕는데 쓰인다.

삼호아트센터가 고마운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학교의 역할, 교육의 기능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관객의 3분의 1 정도가 부모와 함께 찾은 어린이다. 공연 관람 예절이 잘 지켜지고 있다. 공연 중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를 들은 일이 없다.

음악 연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음악에 대한 해설이 뒤따른다. 이번 연주에서 '헝가리 무곡' 1번과 4번이 연주된 이유는 브라암스 헝가리 무곡은 5번이 가장 쉽고 그 다음이 1번, 4번 순서라고 이상재 음악 감독이 소개해 주어 알았다.

시각 장애인 연주, 우선 연주자 앞에 있어야 할 보면대와 악보가 없다. 지휘자도 없다. 그럼 어떻게 연주할까? 악보를 모두 외운 것이다. 서울에서 연습하는데 부산, 대구 등지에서 올라와 하루 4-5시간 연습한 결과라고 알려 준다. 정상인이라면 악보를 보고 연주하면 되는데 이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개인 연습을 하고 여럿이 호흡을 맞추었을까?

여기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장애인이라고 정상인보다 못한 것이 아니다. 오늘 협연에 참가한 8살 유지민 학생은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성숙하게 연주한다. 누가 이 어린이를 장애아라고 놀릴 것인가? 누가 장애인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놀릴 것인가?

공연이 끝나면 연주자들의 팬 사인회가 있다. 프로그램이나 포스터에 출연자들이 사인을 해 주는 시간이다. 사인을 받는 사람들은 대개 어린이다. 사인을 받으며 음악회 참석에 대한 격려를 받고 기뻐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음악가로서의 꿈을 꾸는 어린이도 많을 것이다.

삼호아트센터 소속 'W.M.F 음악친구들'은 학교 공연도 펼친다. 우리 학교를 비롯해 수일여중, 대평고, 매탄고, 권선고 등에서 수능 이후 프로그램으로 교육적 역할을 하였다.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은 음악에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학창 시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안겨준다.

이윤희 이사장의 행동을 몇 차례 유심히 지켜보았다. 공연 도중 좌석에 앉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만석의 손님들을 안내하여 객석에 앉힌다. 자리 부족을 감안하여 간이석도 충분히 준비하였다. 직원들과 함께 뒷자리에 서서 1시간 30분 동안 관람하면서 개선할 점을 생각한다.
삼호아트센터가 고마운 이유는?_3
삼호아트센터 이윤희 이사장이 새롭게 단장된 객석을 가리키고 있다.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 말이 쉽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이윤의 최대한 창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6월 개관이래 60여 회 이상의 정기 공연을 통해 연 인원 2만 여명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윤희 이사장은 말한다. "예술은 모든 시대에 있어서 인간 정신의 최상의 발현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환희 그리고 통찰력을 준다"고. "앞으로 삼호아트센터는 예술적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고 도시 생활 속에서 상상력을 재생시키며 보다 창조적인 삶을 복돋는데 큰 역할을 하겠다"고.

학교의 역할과 교육의 기능 수행에 앞장서고 있는 삼호아트센터가 고맙기만 하다. 학교 교육에서 미처 하지 못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교육자로서 고마울 수밖에.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이영관, 삼호아트센터, 교육적 기능,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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