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따뜻했던 출근길 풍경
아름다운 세상이란 무엇일까?
2008-04-15 11:55:46최종 업데이트 : 2008-04-15 11:55:46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수영

'작은 가슴 가슴 마다 고운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 가요 아름다운 세상' 
내가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노래가사이다.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유리상자의 노래가사처럼 나는 이 지구상이 모두가 따뜻한 사람들로만 구성되지는 않을지라도 그러한 세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좀 다수였으면 하고 바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삭막하고 차갑고 인정이 메마른 세상보다는 모두가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며 작은 손길 하나만 건네어 준다면 겨울철 추위에 떨며 죽거나 모진 고생 속에서 세상을 등져버리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4호선 당고개 가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아름다운 풍경을 목격했다. 
내 앞자리에 앉은 할머니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무거운 몸으로 지팡이를 짚고서 본인의 키보다 한참 높은 선반위에서 조간신문을 수집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급기야 의자에 신발을 딛고 올라가더니 대롱대롱 매달린 채 신문을 가까스로 수거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안 되었다는 듯 쳐다보았고 할머니는 아랑곳 하지 않고 힘겨운 몸으로 신문을 수집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20대 후반의 아가씨가 신문을 거두는 것을 도와주었고 결국에는 본인이 내리는 동대문운동장역까지 다 와서까지도 신문 수집을 도와주고는 내렸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신문을 수집하기 시작하더니 할머니가 앉아 있던 의자는 수북하게 신문이 모아져 있었다.

이내 할머니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았더니 할머니는 바로 옆 칸에서도 신문을 수집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여기서도 할머니를 안타깝게 생각한 시민들이 하나둘 신문을 수거해서 도와 주었다. 
금방 할머니는 수북해진 신문을 모아서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용돈벌이라도 하려고 아침마다 이렇게 신문도우미나 혹은 신문수거를 해서 벌이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직접 목격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젊은 사람들도 모아서 들기 힘겨운 신문을 수북하게 포대자루에 넣어서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면 더 하다. 그래도 이런 어르신들은 작은 일이라도 해보고자 이렇게 아침잠을 저버리고 젊은 사람들의 출근길에 함께하며 열심히 일하신다.

갑자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어르신들은 본인의 남은 여생을 즐기실 줄도 모르고 자식 걱정, 집안 걱정에 걱정이 마를 날이 없다. 
나이 먹어서까지도 소일거리로 조금이라도 벌어서 절약하면서 살아보고자 이렇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지금의 삶에 만족할 줄 모르고 지금의 모습보다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면서 나를 비하시키려 했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아침시간 이렇게 신문을 나눠주시는 나이 드신 도우미분을 볼 때면 은근스레 다가가서 신문을 받아든다. 
빨리 배포를 해야지 저분들의 일도 끝이 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문수거하시는 어르신을 보게 되면 이제는 솔선수범해서 신문을 모아서 직접 전해주리라. 

마음이 울적하고 속상할 때마다 바라보는 파란 하늘은 내 자신을 참 부끄럽게 만든다. 
그러한 파란 하늘처럼 나또한 당당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매사 감사해야 되겠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