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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쭉 살만한 세상이겠지요
2010-07-27 12:37:01최종 업데이트 : 2010-07-27 12:37:01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한 달 전쯤 외출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집 앞 마트에 갔다가 물건을 계산하고 계산대에 물건을 두고 오는 작은 실수를 했다. 평소에 실수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닌데 작은 아이와 남편이 함께 있어 가져오겠지 하고 신경을 세심하게 쓰지 않았나 보다. 

집에 도착하여 시장 봐 온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작은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아빠 차에서 본 것 같은데요"해서 남편에게 시선을 보냈더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럼 차에 있겠지'하고  잊어버리고 며칠 지냈는데 퇴근길의 남편이 그때 그 물건 아마 마트에서 두고 온 것 같다며 차에서 찾아봐도 없다했다.

기분이 찜찜했다. 아직 뭘 두고 다닐 나이는 아닌데 막상 내 일이 되고 나니 남의 말 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서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마트에 갔다가 계산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물건 정리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란다. 마침 그 직원은 부재중이라 확인을 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 왔다.  

물건을 두고 온 날이 한 달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제 저녁 어스름에 작은아이와 함께 산책을 다녀오다가 마트에 들러 마침 물건을 정리하는 직원이 있어 물어 보았다. 물건을 산 영수증을 요구했지만 산책길에 챙길 리 만무하였다. 이젠 정말 포기해야 하는구나 생각하고 돌아서려는데 예상외로 직원은 그때 물건과 같은 것을 내밀었다. 

앞으로 쭉 살만한 세상이겠지요_1
앞으로 쭉 살만한 세상이겠지요_1
금액으로 보면 작은 것이지만 영수증 확인도 없이 고객의 말만 믿고 물건을 주는 것을 보고 잠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 물건을 변상 받을 수 있으리라곤 확신하지 못했고 오는 길에 물어보고 "아니면 말구"식이었다. 

텔레비전 광고가 생각났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대표하고 누군가와 함께 나눠먹기 위해 존재하는 '정'의 대명사 초코파이다. 아마 그 물건에 대한 마케이팅 전략이 정이 아니더라도 고객의 말을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믿어준 직원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꼈다. 

날로 각박해지는 현대사회는 미담 사례보다는 연일 터져 나오는 암울한 소식에 마음도 우울해질 때가 적지 않다. 그래도 아직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금이 살만하다 생각되어지는 것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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