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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후유증을 떨치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동티모르 한국인 히딩크 감동실화 '맨발의 꿈'을 보고
2010-06-30 23:58:25최종 업데이트 : 2010-06-30 23:58:25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정말 '월드컵이 사람 잡는다'. 
그냥 웃자고 하는 말 같았지만 원래 본 기자는 올림픽과 월드컵은 꼭 챙겨보는 사람 중 한명이었는데 이번 2010 남아공대회는 한국이 선전을 펼쳐서 더욱 그 관심이 컸던것 같다. 

우리 팀의 경기가 종료됐는데도 매일 저녁 유럽과 남미의 경기를 관전하느라 생활 리듬이 흔들릴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인데 이래선 안되겠다 싶기도 하고 더위도 잠시 피할 겸 극장을 찾아 영화 한편을 예매했다. 작품은 몇 개월전 제작소식을 들어 기대하고 있던 한국 영화 '맨발의 꿈'.

월드컵 후유증을 떨치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_1
영화 포스터

그동안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 스포츠 영화들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가 있었는데 '맨발의 꿈'도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해 흥미를 더욱 끌었다. 
한국에서 축구선수로 인기를 얻었던 김원광(박희순 역)은 현역을 은퇴하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사기만 당하고 인도네시아에 홀로 남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차, 주변 사람들을 통해 반신반의하며 찾은 '기회의 땅' 동티모르에서 축구 용품 샵을 운영하며 가난한 아이들의 축구 지도까지 의욕적으로 맡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양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서 겨우  사는 현실에서 축구화를 살 형편이 못되고, 김원광은 할부제도를 급조해서까지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판다. 

그러나 이를 알게된 한 아이의 형이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바람을 넣지 말라며 완력으로 운동장 사용권을 빼앗아 가고 자기 사업도 안되는 와중에 소싯적 승부욕이 발동한 김원광은 아이들에게 무료로 유니폼을 제공하면서 유소년 축구단을 만들어내고야 마는데..

자세한 것은 앞으로 보실 분을 위해 생략하겠지만 이 영화는 실제 김신환 감독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했기에 다른 장르영화처럼 허황되거나 하지 않아서 특히 좋았다. 
반면에 이런 류의 인간승리 영화가 자칫 잘못하면 영웅이 혜성처럼 등장해 빈곤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헐리웃식 성공담으로 흐를수도 있는데 '맨발의 꿈'은 그런 것도 다행히 비껴간것 같다.

영화에는 인상적인 대사가 여럿 등장한다. 
동티모르 한국대사관 직원이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여유로 축구를 시키냐'고 반대하는데 원광은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 돼?'라고 하는 씬, 또 '나는 끝까지 가보지를 못했는데 이 아이들과 함께라면 끝을 갈수 있을 것 같다'면서 꼭 이기라는 것이 아니다 후회하지 않을만큼 최선을 다해라 라는 주인공의 말들이 그것이다.

사실 얼마전 기고한 글에서 북한팀을 응원했던 것처럼 이 영화가 정말 아이들이 우승하며 끝내길 바라며 본건 아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영화의 엔딩무렵의 자막에선 '참가하기도 어려웠던 아이들은 후원을 받아 히로시마에 가서 6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문구가 떴다. 정말로 2004년 국제 유소년축구대회에서 김감독과 그들이 1등을 했던 거다!

월드컵 후유증을 떨치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_2
영화 스틸 컷(장면)

요즘 월드컵의 목적이 뭔가 하는 생각을 잠시 나는 해봤었다. 
16강을 이뤘으니 다음은 8강, 그다음은 4강인건가? 나도 모르게 승부욕에 불타 몸이 달아있을때 우연치않게 보게 된 '맨발의 꿈'은 이 거대한 세계축구잔치의 의미가 꼭 그런 것에 국한된 것은 아님을 알게 해준 것 같다.

영화리뷰, 박보혜, 맨발의꿈,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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