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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애완견 또리 이야기
지금은 강아지 상위(上位)시대?
2010-07-03 11:36:58최종 업데이트 : 2010-07-03 11:36:5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우리 집은 4인 가족이다. 여기에 4년 전 입주(?)한 '또리'라는 시츄 강아지 한 마리까지 우리 집 가족구성원에 포함시키면 도합 다섯 가족이다. 

우리집 애완견 또리 이야기 _1
우리집 애완견 또리 이야기 _1

고대벽화에도 등장하는 개는 그만큼 우리 인간들과 매우 친근한 동물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완동물 중에서 강아지를 가장 많이 키운다.

오늘날 우리 경제사정이 좋아지고 물질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어느 순간 애완동물은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IMF때에는 많은 애견들이 버려졌다고 하니, 그들의 운명은 우리네 경제사정에 따라 희비가 갈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일요일 아침에 방영되는 '동물농장'이다. 
일주일에 한번 방영되는데, 거의 빠짐없이 시청한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은 각각의 특성과 희귀한 행위들을 보여준다.  그러니,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적격인 것이다.

그런데, 강아지를 키워보니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고 육체적으로도 엄청 피곤하다. 가족들과 함께 자고 한 공간에서 활동을 하는 만큼, 위생에 철저해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안의 살림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애완견 목욕도 주기적으로 시켜야 하고 민감한 강아지 피부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많은 애로점에도 불구하고 이놈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다. 애완견들이 인간들과 동거를 오래해서 그런지 '눈치가 100단'이다. 인간들에게 사랑받는 방법을 그놈들 무리 속에서 습득하고 온 것처럼 처세술에 능하다. 사람들에게 복종하는 방법을 영리하게 아는 것이다.

집안의 '장'을 어떻게 아는지 남편의 말이라면 꼼짝 못한다. 대신 엄청 그놈을 예뻐하는 내가 아침에 제때 밥을 안주면 누워있는 나에게 다가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머리를 사정없이 긁어버린다. 또 막내딸은 얕보는 경향이 있고, 가끔 때리는 큰아이에게는 눈길도 안줄 뿐더러 외출 시 현관문으로 마중도 가지 않을 정도로 웃기는 놈이다. 

아침에 가족들의 밥상과 함께 '또리'의 밥상도 차려진다. 평소 자기 것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녀석이 가끔 입도 안대고 우리들 밥상 주위를 맴돈다. 맛있는 햄이나 계란말이 냄새를 맡은 것이다. 턱을 남편의 무릎에 올려놓고 애처롭게 쳐다보니 안 줄 수가 없다. 끝까지 안주면 눈물을 흘리는 시늉을 하거나, 침을 바닥에 뚝뚝 흘린다.

출근 때 "가자"하는 남편의 목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가서 배웅하고는 이 녀석은 잠시 후엔  깜깜무소식이다. 
집안 청소를 하다가 이놈이 무엇을 하나 궁금해 찾아보니, 정말 가관이다. 나의 침대로 올라가 나의 베개를 베고 누워 자는 것이다. 그것도 벌렁 배를 천장으로 보이게 대자로 누워서 코까지 고는 모습은 어이가 없지만 한편으로 매우 귀엽다.

우리집 애완견 또리 이야기 _2
우리집 애완견 또리 이야기 _2

예민한 알러지 피부 때문에 밥 속에 약을 함께 섞어주는데 밥그릇에 꼭 약만 남긴다. 가끔은 밥그릇 밖으로 날아가 있어서, 어느 날 밥 먹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실수로 입안으로 들어간 약만 오물오물거리며 빼내 교묘하게 '툇' 던져버리는 것이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자다가 심심해지면 놀아달라고 자기의 장난감을 입에 물고 어슬렁어슬렁 나의 곁에 다가와 벌러덩 눕는다. 

오늘 아침 남편은 밥상에서 '또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는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현재 8Kg이나 나갈 정도로 비만인 '또리'를 제일 먼저 안아줄 만큼 예뻐하는 남편 말처럼, 금전적으로 많이 들어간다. 그렇다고 정이 흠뻑 들어버린 그 녀석을 이제 와서 내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식구의 바람은 이 녀석이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우리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애완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혹자들은 요즈음 애완동물들이 인간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놈들이 본분을 상실해 버렸다며 강아지는 엄연히 인간과는 다르다고 열변을 토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놈들의 애교는 가족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매개체임을 부인할 수 없다. 육체적으로 금전적으로 힘이 들어도, 현재 우리 가족의 한 구성원이니 함께 살아갈 것이다. 내가  '강아지 상위시대'를 부제목으로 끄집어 낼만큼, 이놈은 우리가족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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