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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 앞으로 vs 나를 따르라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은 법
2010-06-27 21:29:42최종 업데이트 : 2010-06-27 21:29:42 작성자 : 시민기자   임화영

지난 25일은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발발한지 60년째 되는 날이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소식에 들떠 있는 국민 모두는 가슴 벅찬 감정을 추스르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숨져간 호국영령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마음깊이 우러나는 감사를 드려야 한다. 

6.25전쟁 60주년 기념으로 각 방송사에서는 전쟁을 스토리로 하는 드라마를 제작하여 방송하고 있다. 포탄 파편과 흙더미가 튀어 오르고 공간을 가르며 날아드는 총알까지 섬세하게 표현되는 촬영기법은 영상기기 선진국의 면모를 여실 없이 보여주고 있다. HD급 영상으로 실제처럼 섬세하게 촬영된 화면은 전쟁의 공포와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돌격 앞으로 vs 나를 따르라_1
돌격 앞으로 vs 나를 따르라_1


국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고 북으로 전진을 할 무렵 한 민가에 들어서자 백발노인이 오른 손에는 태극기를 왼 손에는 인공기를 들고 나와 만세를 외친다. 지금 자기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군인들이 어느 편 군인인지도 파악하지 못 한 채 무조건 만세를 불러 댄 것이다. 국군병사가 이제 국방군이 점령했으니 인공기는 버리고 태극기만 흔들라고 말하며 떠난다. 며칠 뒤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를 하던 국군은 백발노인의 집을 찾는다. 하지만 태극기를 손에 들고 처참하게 죽어 있는 노인을 발견하고 슬픔과 분노에 휩싸인다. 태극기를 흔들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살아있을 노인이기에 더욱 큰 슬픔이 밀려왔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이야기인가? 

민초들의 삶은 백발의 노인의 삶과 닮아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데올로기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배부르고 따뜻한 방에서 편히 쉴 수 있으면 그 뿐이다. 그 필요를 누가 채워주는가는 차후에 판단할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위정자들은 국민을 위한다는 명목아래 국민들을 착취하고 전쟁터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아깝게 죽어버린 사람들에게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애국자라며 훈장 하나로 모든 것을 대신하려한다. 아니 그 명예조차도 얻지 못하고 이름도 없이 초목처럼 살아져간 백성들이 얼마나 많은가? 실상 자신의 가족들은 가장 안전한 후방이나 외국에서 호의호식으로 배를 채워 가는데 빽 없는 민초의 자식들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총알받이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전쟁에서 그래왔던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가족이 소중한 만큼 국민 각자의 가정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계백장군이 황산벌 전투를 임하러 나가는 자세는 사뭇 장엄하기까지 하다. 아내와 가족을 자신의 칼로 죽이고 전쟁터로 향하는 모습에서 나라를 위한, 가족을 위한 큰 남자의 진정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가족을 죽이고 전쟁에 임하는 계백장군은 피도 눈물도 없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싸움에 지면 적군의 손에 죽어야 할 가족의 운명을 알기에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행했을 것이다. 결과는 나당연합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계백장군의 용맹한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천안함 사건으로 순직한 장병들의 면모를 보면 모두 사병이나 초급 하사관들이다. 장교들이 죽지 않아 서운하다는 뜻이 아니다. 고급장교 한 명을 양성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자기 목숨만 챙기는 장교를 위해 누가 목숨을 걸고 전쟁을 치르겠는가? 모든 희생을 백성에게 떠맡기고 자신들은 높은 성벽 위에 숨어서 조정하고 있는 장군의 명령에 누가 마음에서 우러나는 복종을 하겠는가? 사병들의 군 기강이 해이하다는 말을 하면서 사병 군기를 높이기 위한 대책 논의보다. 수뇌부에 있는 사람들부터 자신의 명령을 마음에서 복종할 수 있는 부하로 만들기 위한 사기진작에 노력해야 한다. 

6.25전쟁당시 지휘관들의 공격 명령은 "돌격 앞으로" 였다. 장교들은 진격하는 부하들 뒤에서 전체적인 작전을 진두지휘하며 전쟁에 임했다. 하지만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돌격하라는 것은 말 그대로 죽음을 각오하라는 명령이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싦은 법이다. 하물며 목숨을 건 일을 쉽게 행한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한 장교가 권총을 뽑아들고 후퇴하는 자는 군법대로 총살에 처한다는 명령으로 부하들의 진격을 명령했다. 이것은 목숨을 담보로 행하는 또 다른 살해 협박이나 다름없다. 앞서가는 부하들이 적의 실탄에 하나 둘 죽어가고 겁에 질린 부하들이 참호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젊은 장교가 권총을 뽑아들고 외쳤다. "나를 따르라" 그리고 앞서서 적진을 향해 뛰어 나갔다. 그 순간 참호에 고개를 처박고 있던 부하들이 젊은 장교의 행동을 보고는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적진을 향해 총을 쏘며 움직였다. 결과는 승리였다. 

돌격 앞으로 vs 나를 따르라_2
돌격 앞으로 vs 나를 따르라_2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특권층으로 누리는 것이 많은 만큼 국가에 헌신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국민이 충성을 다하는 것을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한국에서 돈을 벌어 외국으로 나가 펑펑 쓰는 졸부들이 많다. 소위 상류층의 자녀들은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해외 영주권을 취득하고 임산부들은 해외로 원정 출산하러 떠나는 진풍경이 속출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안다. 하지만 그 행위로 인해 국가에 끼칠 손해보다 이익이 크다면 과감히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특권층이나, 상류층에 있는 사람들부터 국가를 위한 이익에 동참한다면 대다수 국민들은 그들을 돈 많고 성공한 졸부로 보지 않고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으로 바라볼 것이다. 

국회를 달구는 정치적 분쟁들도 모두 애국심을 위한 발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애국심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단 말인가? 진정한 사람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위기 때에 알 수가 있다. 위기의 순간 어떻게 행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이 진정 국가를 위하는 사람인지 아닌 지를 구별할 수 있다. 많은 지도자들이 위기의 순간에 넘어지는 것을 허다하게 보아왔다. 위기의 순간에 더욱 강한 지도자들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의 리더들이 돌격 앞으로라는 명령대신 나를 따르라고 말하며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해주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

6.25 전쟁, 리더쉽, 자유기고가, 임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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