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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언제나 진화하고 있다
학생들의 선거유세를 보고
2010-06-28 11:41:51최종 업데이트 : 2010-06-28 11:41:51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어떤 단체든 지도자를 뽑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떤 지도자가 조직을 리드하느냐에 따라 구성원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청명고등학교에서는 전교회장단을 뽑는 학생투표가 있었다. 큰아이가 회장 후보로 등록을 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하는 선거유세를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후보 등록을 마친 아이는 문구점에서 선거 유세에 필요한 피켓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을 한 아름 사왔다.  선거 유세를 도와주는 친구들과 먼저 피켓 디자인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오리고 부치는 것은 후보 자신이 할 일이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오리고 부치고 또 디자인에 색칠하였다.  다행이 POP를 중학교 때 조금 연습해 두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은 언제나 진화하고 있다_1
아이들은 언제나 진화하고 있다_1

본격적인 준비물 마무리는 작은 아이를 포함한 가족 모두의 손을 빌려 주말에 끝냈다. 글씨를 쓰고 그 위에 꾸미고 생각보다 긴 시간 소요되었다. 그리고 명함 대용으로 하트모양으로 만든 홍보물은 가위질 하는 작은 아이의 손에 물집을 만들어 주었지만 그래도 즐겁고 놀이처럼 만들었다. 

정문과 후문에서 유세하는 둘째 날 학교에 가 각 후보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인사하는 후보의 구령에 따라 도우미들은 피켓을 올렸다 내렸다  큰소리로 기호를 외치고 또 어떤 후보는 리듬에 맞춰서 노래를 불렀다. 미스 코리아처럼 가슴에 띠를 두른 후보가 손을 흔들고 많은 후보들 중에 너무나 얌전하게 유세하는 큰아이를 볼 수 있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후보들 가운데 눈에 띄는 한 후보는 명함을 돌리고 있었다. 국회의원의 선거나  성인들의 선거에 이용했던 똑같은 방법으로 사진과 공약을 적은 명함은 조금 낮선 풍경이었다. ' 아-  학생들도 이런 명함을 돌리는 구나' 생각하니 하트모양으로 만든 큰아이의 홍보물이 조금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명함 만들어 줄걸.'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학생은 학생다워야지' 하고 자기 합리화하고 말았다.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는 학생 선거 유세 풍경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후보들은 홍보물 대행업체를 이용하였단다. 

점심시간에는 각반으로 다니면서 유세를 했다고 했다. 여학생들의 반에 들어 갈 땐 까르륵 소리치는 것이 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더니 날이 갈수록 열광적인 환호에 도우미들이 더 신이 났었단다. 도우미를 따라 우르르 따라 다니는 열성팬으로 여학생들의 의외의 과감한 행동에 조금 당황해 한 듯 보였다.  

마지막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략을 중심으로 하는 연설을 하고 다음날 투표를 했다. 

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유세하는 기간에 도우미들과 기획하고 활동하면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싶어 회장 출마를 기말고사가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 반대하지 않았었다. 학창시절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라는 것이 아빠의 지론이고 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생각들 닮았나보다. 

일주일 동안 아침도 먹지 못하고 학생들이 등교 전에 나가 유세하는 동안 체중이 3Kg가 줄었다. 헐렁해진 교복바지를 보면서 안쓰럽고 밤늦게 하교하여 공약을 만들어 내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모습이 어느새 신체뿐만 아니라 생각도 많이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가 매사에 적극적이고 바르고  정직하게 커 가는 모습을 보면서 고슴도치 엄마는 또 뿌듯함을 느낀다.

지도자, 선거유세, 학생회장,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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