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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E-mail 시대속에서 추억이 되어버린 자필편지
2008-04-10 23:17:43최종 업데이트 : 2008-04-10 23:17:43 작성자 :   

깊은 밤,  창문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등삼아 흰 종이에 펜을 열심히 굴려가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또는 사랑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썼던 추억의 광경은 아마 사라진지 오래일 듯 하다.

어느새 우리생활 속의 중심에 자리잡은 인터넷이라는 존재로 인해  힘들게 펜을 굴리지 않아도, 잠깐의 키보드 두드림으로 메세지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전달 되어질 수 있게 되었다. 
나 또한 시대에 발맞춰 살아가고 싶은 사람 중에 한명이기 때문에, 꽤 오랜 기간 동안 E-mail로 지인들에게 안부를 묻는 등의 온라인 편지를 많이 애용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낙서이든, 단순한 생각을 끄적이는 등의 펜을 굴릴수 있는 글끄적임을 좋아하는지라, 자필 편지를 끄적이는것은 나에게 있어 취미 아닌 취미였다. 
그래서 가끔 문구점 가는길에  예쁜 편지지가 눈에 들어오면 그 자리에 사서 하루에 2통이 되었든 5통이 되었든 사랑하는 친구에게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또는 군대에서 훈련중인 동기들에게 편지를 쓰곤 한다. 

귀에는 MP3를 꽂고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입 속은 벌써 노래가사를 흥얼거리고 있다. 
편지를 받을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상대방의 안부는 물론이거니와 나의 현재 생활, 심지어는 뉴스나 신문 속에 게재되어 있는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들도 주제가 되어 버린다. 
아주 가끔은 너무나도 반가운 사람에게 쓰는 편지일 경우, 끄적이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은데, 그것이 내 머릿 속에서 정리가 안될 때는 앞뒤 문맥의 흐름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썼던 내용을 반복적으로 쓰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E-mail에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느껴지는 건, 편지를 쓸때 마다 어김없이 빠지지 않는 이모티콘들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쓰고 있다는걸 느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문장의 끝맺음에  [ ^ -^. ^ㅇ^] 이와 같은 귀여움이 묻어나는 이모티콘을 쓰지 않으면 무언가 딱딱하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일까?
하여튼, 정신없이 편지를 쓰다보면 얼마나 펜을 쥐고 있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는지, 쥐가 날 상태까지 오게된다. 정성스럽게 쓴 편지들에 주소를 게재하고 마지막으로 우표를 붙이고 학교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빨간우체통속에 쏙 집어 넣기까지의 과정을 거친 뒤 혼자 흐뭇해 하고 있는 날 발견할 수 있다.

며칠 뒤, 나의 자필편지를 받을 친구들의 즐거운 모습을 상상해보면, 나의 기쁨은 2배가 된다.
특히나, 한창 나의 친구들은 군대라는 곳에서 힘든 훈련을 받고 있기 때문에...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들은 '샘물'과도 같다고 한다. 
그만큼 나의 편지가 이렇게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 하니 더욱 더 쓰고싶어진다.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다. 앞서 말한 이메일이나 전화통화, 편지 등등...
그렇다고 해서, E-mail이 성의없는 전달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너무나도 추억이 되어버린 자필편지의 여운이 아직도 내겐 남아있기 때문에,지금 바쁘게 돌아가는 이 시대에, 잠깐의 여유로움을 갖고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정성이 담긴 자필 편지 한통을 쓰는것도 꽤나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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