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선수 정대세를 보며
기꺼이 같이 지고 싶은 그대에게 띄우는 시
2010-06-17 03:27:17최종 업데이트 : 2010-06-17 03:27:17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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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국가대표팀 정대세 선수 영화를 보며 운 지가 언제인가. 3~4년 전에 재일동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펑펑울고 다닌 그때 이후론 한 번도 없었더랬지. 그런 내가 월드컵을 보다 마음을 빼았겼다. 북한 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축구 국가대표인 정대세 때문이었다. '인민루니' 때의 펑크머리를 어느샌가 박박 밀고운동장에 나타난 그는 본 경기 전의 국가(國歌) 타임에 아이처럼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의 나와는 국적도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다른 스물일곱 청년이 창피함과 체면은 모두 잊고 울며 서 있는데 브라운관으로 들어가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요즈음 프로의 세계는 심장이 없어진지 오래다. 그냥 예쁘고 실력 출중하고 성격에 모난 점 없으면 가수도 하고 탤런트도 하는 세상...그게 실은 당연한 줄만 알았다. 하지만 정대세, 일본인이면서 일본인이 아닌, 북한사람이면서 북한땅에 살지 않는 이 축구 선수는 가슴으로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세계 최고 브라질과의 빅매치는 모두의 예상대로 패배로 끝이 났지만 정대세의 어시스트로 북한 팀은 44년만의 본선진출에서 빛나는 첫 골을 이뤄냈다. 32강에서 북한은 3전 전패의 결과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흥미진진하거나 봐야할 가치가 있는 경기만을 시간을 내 본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패배하는 90분을 똑바로 지켜보고 싶다. 세계에서도 꼴불견 국가로 취급받는 북한 사람이 불쌍하게 몸부림치는 상황으로써가 아니라, 한 인간, 한 남자, 한 아들, 한 남편으로 최고의 선수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축구하고 싶어하는, 순수한 어떤 나라 미지의 열 한 명들이 온 몸으로 부딛히는 현장으로써, 그 순간들을 생생하게 함께 숨쉬며 함께 절망하며 그렇게 공유하고 싶다 그래서 난 처음으로 져도 좋은 시합을 응원하는 특이한 팬이 되기로 결심한다. 정대세 선수, 고맙습니다! 외신에서 주목받은 정 선수의 감동 기사 (출처/인터넷 신문매체) *추신1.브라질 전에 출전한 북한의 안영학 선수는 프로축구 수원삼성블루윙즈에서 뛴적도 있었다. *추신 2. 생각난 노래 하나 어두운 비 내려 오면 처마밑에 한 아이 울고 서있네 그 맑은 두눈에 빗물 고이면 음- 아름다운 그 이는 사람이어라 세찬바람 불어오면 들판에 한 아이 달려가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음- 아름다운 그 이는 사람이어라 새하얀 눈 내려오면 산위에 한 아이 우뚝 서있네 그 고운 마음에 노래 울리면 음- 아름다운 그 이는 사람이어라 그 이는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양희은 노래, 김민기 사/곡) 정대세, 2010남아공월드컵, 북한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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