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14)
정상을 향한 멈추지 않는 질주! 무섭다.
2008-04-02 19:00:49최종 업데이트 : 2008-04-02 19:00: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
얼마나 고통스럽게 이 길을 열어왔는가? 토롱-라 패스 정상(5416미터)에 선 필자, 불과 5분에서 10분여 머물렀던가? 멀리 바라보이는 고산의 기운을 받아안고 내리막길을 나섰다. 나는 그의 디지털 카메라를 받아들고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나도 한 장 찍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가 사진 찍어달라는 청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못했으리라. 그 정상에 모습을......, 사실 하이캠프에 오르기 전날부터 전기가 이틀 동안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여 가급적 촬영을 자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푸르나를 오르는 산 풍경을 놓치기 아까워 사진을 찍어댄 탓에 배터리 손실이 많았던 모양이다. 내가 가져간 디지털 카메라에는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어 있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미국인의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이다. 가이드 다와와 하산 길에 찍었다. 그와 나는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그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이메일로 받기로 한 것이다. 함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마음 같아서는 한 시간이라도 머물고 싶은 토롱-라 정상이다. 이 공간에 체취를 가득안고 길을 나서고 싶다. 이곳을 오르기 위해 생전 처음으로 겪어야 했던 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오래 머물고 있다 해서 그런 아쉬움을 지울 수 있으랴. 인생이란 끝없는 아쉬움을 쌓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하루하루 숱한 아쉬움 덩어리를 쌓아올리느라고 일상이 바쁜 것은 아닐까? 이제 깎아지르듯 경사진 길을 가야한다. 토롱-라에 오르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생각 같으면 참 한심한 가이드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관습에만 의지한 인식태도다. 그들대로라면 이왕 겪을 일이고 닥치면 알게 될 일을 굳이 미리 이야기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 묵디낫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이다. 묵디낫은 성지다. 저 멀리 성지가 보인다. 그 앞에 돌담은 목초지로 영역을 표시하는 담이라고 했다. 묵디낫은 불교를 믿는 네팔 사람들이나, 힌두교를 믿는 인도 사람들 모두가 성지순례를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