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상처투성이,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알아갑니다.
상처의 미학
2008-05-07 23:16:07최종 업데이트 : 2008-05-07 23:16:07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
어제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어떠신가요. 오늘도 상처투성이,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알아갑니다._2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우울하고 힘든 생각들을 하고 있노라면, 몸이 아플 때 스스로 면역이라는 방어기제가 동작해서 회복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 마음은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잖아요. 밝은 생각을 하기 보다는 우리가 입은 상처 그 자체와 맡물려 더 힘들었던 기억들까지 한꺼번에 올라오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본인이 직접적으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상대와 다투다보면, '니가 해 준게 뭐가 있냐' 부터 시작해서 옛날부터 쌓였던 불만들이 마음 속에서부터 주루룩 쏟아져나와 우리의 입을 통해 눈빛을 통해 상대방에게 강하게 투사되곤 하지요. (저 개인적인 성향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순간이 참 무섭습니다 ㅎㅎ ) 신체의 방어기제와 달리, 마음이란 녀석은 왜 힘들 때 더욱 더 좋지 않은 순간들의 것들을 꺼내오는 걸까요. 그리고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걸까요. 여러가지로 이것에 관해 얘기해 볼 수 있겠으나, 장혜신님의 마음 미술관을 읽어보면 이런 현상을 '주둔군 이론'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 부분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p.69 그리운 바람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 사람은 행복했던 경험들을 떠올리며 자기회복기능을 발휘하기 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들을 자동적으로 떠올립니다. 프로이트는 그 이유를 "주둔군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전투에서 계속 고지를 점령해나가다 한 곳에서 실패했을 경우 통상 가장 어려운 전투를 겪었던 고지로 후퇴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 고지에는 가장 많은 주둔군을 남겨놓았을테니까요. 살면서 유난히 힘들었던 그 지점에는 자신의 (심리적) 주둔군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그 지점의 주둔군과 연합하면 최종고지에 바짝 다가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진심으로, 무의식적으로' 그리워지는 것은 따뜻한 볕이 들던 때가 아닙니다. 바람이 몹시 불던 어떤 시절일지 모릅니다. 오늘도 상처투성이,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알아갑니다._1 링크를 따라가서 한번 글도 읽어보세요. 참 좋습니다. 저는 블로그의 내용 중에 '제 몸통의 상처를 끌어안고 싹을 틔웠다 ' 라는 구절이 참 마음에 와 닿네요. 단단한 마음의 상처를 뚫고 새 싹이 돋아나듯 우리의 마음이란 것도 사실 그 상처를 통해서 더욱 굳건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상처란 것을 깊게, 그리고 다양하게 겪지 않은 사람일수록 상대방을 이해하는 힘이 부족함을 우리는 경험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 배려만으로도 서로의 관계를 참 좋게 풀 수 있을텐데도 대책없는 사람들이 많죠.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일상에서의 스트레스에 우리보다 훨씬 취약함을 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상이 늘 피곤하고 힘들게 느껴지죠.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분들은 훨씬 취약합니다. 그래서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기 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에게 투사를 하거나 자기의 울타리에서 (보통 가족이겠죠) 벗어나오기를 두려워하며 위로를 요구합니다. 남의 기분은 생각치도 않고 말입니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소중하다는 것. 우리의 마음이 상처와 고통 속에서 성장할 수록 그 가치를 더욱 느낄 수 있고 갈망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단지, 이러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를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행동은 피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도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 몸통의 상처를 끌어안고 싹을 틔웠다
몸통이 잘리자 상처에 굳은살의 딱지를 앉히더니 아문 자리를 비집고 새순이 고개를 내밀었다 ... 내 안에 덕지 낀 상처의 응어리가 아물자 미움이며 증오가 된 아픈 상처들 사랑이라는 언어가 되어 내 가슴의 두께를 뚫고 나와 솟아나길 기다렸다 ... 눈만하던 싹이 엄지손가락만하게 다닥다닥 엇갈리며 내안에 응축된 상처에서 사랑이라는 새순이 피어나는 소리를 들었다. - 송태옥의 <내 마음의 화음> 中에서 - 고통, 마음의 상처, 방어기제, 사랑, 생채기, 주둔군 이론, 희망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