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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스쿨에 참석한 감동
아이와 함께한 짧은 시간
2010-06-15 12:46:07최종 업데이트 : 2010-06-15 12:46:0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인수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버지라는 이유로 양육에 소홀해지려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이른 아침 출근해서 밤늦게 일하고 귀가를 하면 지친 몸을 이끌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든지, 놀아주는 것이 사실 많이 힘들다. 놀아주고 싶어도 체력이 소진이 되어 얼른 씻고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조르거나 보채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하루종일 아빠만 기다린 아이들에게 신경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신경질을 부리고 나면 아이들은 속이 상해서 잠자리에 들어버리고 나는 뒷수습이 안되서 혼자서 씩씩거린다. 다음날이 되면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후회를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게 나 자신의 아이들을 향한 자세와 마음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을 즈음에 유치원에서 파파스쿨에 아빠를 초대한다는 연락이 왔다. 간만에 쉬는 토요일이지만 아이를 위해서 시간을 내기로 했다. 11시까지 아이와 함께 유치원에 등원을 해야 해서 좀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출발했다. 

월드컵 기간이어서 상의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오라는 가정통신문에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몇 년 전에 입었던 월드컵 응원 티셔츠를 꺼내서 입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주말 아침이었지만 아들과 함께 유치원에서 활동할 생각에 기대가 되었다. 간만에 아빠와 외출하는 아들은 즐거움이 얼굴에 함빡 묻어나왔다. 

유치원에 도착해서 아들은 또래들이 모이는 반으로 이동을 하고 아빠들은 강당으로 모여서 단체활동을 했다. 유치원선생님들이 앞에서 율동을 하면 아빠들에게 따라하기를 요구했다. 너무 어색했다. 남자들의 특성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극적인 반응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반응인데 유치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반응 유도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이어 아버지의 양육방식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파파스쿨에 참석한 감동_1
적극적으로 빙수를 만드는 아들

파파스쿨에 참석한 감동_2
자신이 직접 한 것에 대해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나도 강사의 말대로 아이들을 대하고 싶지만 삶 속에서 그렇게 되지 않는 현실의 벽을 느꼈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해본 것은 아들과 간단하게 빙수를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이제 6살이 된 아들은 뭐든지 자기 스스로 해보겠다는 집념이 강하다. 빙수를 만드는 동안 물이 옆에 튀고 테이블이 지저분해졌지만 나는 그냥 내버려두었다. 

제법 모양새를 갖춘 빙수를 만든 아들을 보고 있으니 언제 이렇게 컸는가 싶을 정도였다. 다음 시간은 체육활동 시간이었다. 넓은 공간에서 아들과 손을 잡고 장애물을 뛰어넘고 풍선을 불고 업고 뛰면서 신나게 즐겼다. 아들은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옆에 있는 다른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도 재미있어 했다. 

마지막 시간은 미션수행이라고 해서 각자 다른 미션이 담긴 봉투를 받아 들고 봉투 안에 적혀 있는 미션을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수행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받은 봉투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활동이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다보니 아이의 손이 예전보다 많이 커진 것을 느꼈다. 

나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들이 커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아빠라는 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살고 싶다. 아이와 함께한 짧은 시간이지만 재미있고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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