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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학교 다니기’는 수식이 어색한 표현
수식어는 피수식어와 가까이 있어야
2008-01-02 10:36:38최종 업데이트 : 2008-01-02 10:36:38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신문 등에 '안심하고 학교 다니기'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아예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 협의회'라는 단체도 있다.

○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 서울협의회는 14일 서울지역 474개 중·고교 생활지도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학생들에게서 피해를 당한 사례'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 내년은 '안심하고 학교 다니기' 시행 5년째다. 이런 강제적 조치가 없어도 우리 학생들은 친구 간에 싸움 없이 우정을 쌓고 도덕심 배양과 인격 수양의 과정을 통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 

'안심하고 학교 다니기'는 수식이 어색한 표현_1
'안심하고 학교 다니기'는 수식이 어색한 표현_1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폭력이 집단화되고 그 규모가 커지면서 피해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차원과 교육 당국자들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점이 노출되자 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학교 폭력을 추방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 취지를 이해한다고 해도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라는 이름은 어색하다. 우선 이 운동의 핵심 내용은 '학교에 자녀를 안심하고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는 '자녀를'이라는 목적어가 '보내-'는 타동사에 멀리 떨어져 있다. 이는 '학교에 자녀 안심하고 보내기'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처럼 문장 수식 관계나 문장 성분의 위치가 잘못되어 의미가 혼란스러운 경우는 많다.
1-1. 평가원은 26일 물리Ⅱ 채점을 다시 실시하고 통지표 발송을 시작했다.
1-2. 자동 커피 판매기, 급 차선 변경

2-1. 수험생들이 등급제의 시행과 다양한 입시 전형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 시민들이 대선에서 이긴 후보를 만나기 위해 청계천 길거리에서 당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3-1. 진정한 학교 교육의 의미를 아는 지도자라면 이 같은 교사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3-2. 게시판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포털사이트의 답변이 있어야 한다.
 단어나 구의 위치가 잘못되면 문장이 복잡하게 얽혀 혼란스럽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적절한 곳에 단어나 구절을 배치해야 읽는 사람이 한눈에 문장의 뜻을 파악할 수 있다. 

 1-1의 문장 유형은 숫자․날짜 등은 위치에 따라 뜻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리 선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26일이 물리Ⅱ 채점을 다시 실시한 날짜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26일은 '통지표 발송을 시작한 날'이니 이 문장 앞으로 옮겨서 '평가원은 물리Ⅱ 채점을 다시 실시하고 26일 통지표 발송을 시작했다.'로 하면 뜻이 분명해진다. 

1-2도 어순을 변경하면 뜻이 분명해진다. '커피 자동 판매기', '차선 급 변경'이 뜻도 잘 통하고 자연스럽다.
 우리말은 주어와 서술어가 멀리 있어도 뜻이 모호해진다. 2-1은 주어 '수험생들이'와 서술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의 거리가 멀어 읽기에 불편하고, 의미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이때는 주어 '수험생들이'를 서술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에 놓으면 자연스럽다. 2-2 문장도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수식어가 많아 이해하기 힘들다. 수식어를 절제해 주어와 서술어 사이를 좁히든가, 주어를 서술어 가까이로 옮겨야 한다. 주어 '시민들이'를 '당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로 옮기면 뜻이 명확해진다. 

 3-1, 3-2는 수식어를 수식되는 말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 3-1은 '진정한'이 수식하는 것은 '학교 교육'이 아니라 '의미'이고, '이 같은'이 수식하는 것은 '교사'가 아니고 '마음'이다. 이들 단어를 수식되는 말 가까이에 놓아야 의미가 확실해지고 문장이 부드러워진다. 
이를 다시 정리해 보면 '학교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지도자라면 교사들의 이 같은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이다. 3-2는 '책임 있는 포털사이트'로 의미가 해석될 수 있다. '책임 있는'을 '답변' 앞으로 가면 뜻이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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