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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
조선왕조 망국 100주년 추념회화전
2010-05-26 22:03:38최종 업데이트 : 2010-05-26 22:03:38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비 온 후 날씨는 매우 청명하여 야외 활동하기 딱 좋을 것이다. 
오늘 같은 날은 바람 맞을 일도 없을 것이고  또 바람 맞은 듯 대수일까? 
회사 휴가까지 낸 친구를 대동하고 큰소리 치고 미술관에 갔었는데 날짜를 잘못 알아 개관하기 이틀 전이라 입장도 못하고 근처에 있는 길상사에서  초하루 법회를 보고 시간을 보내다 왔었다. 

월차를 내고서라도 꼭 함께 가기를 원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다른 친구와 동행하기로 했다. 
영통에서 7000번 좌석버스를 타고 사당역까지 갔다. 다시 한성대 입구까지 전철을 타고 친구를 만나  6번 출구로 나와 시내버스 2112번( 또는 1111번) 타고 성북초등학교에 내렸다.  성북초등학교 정문과 간송미술관 입구가 나란히 있었다.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1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1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2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2

아카시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달콤한 향기가 진동할 때  국내 최초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은 문을 열었다.  매년 5월과 10월 보름씩 한 달간 미술관을 개관하기 때문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놓치지 않고 관람할 수 있다. 5월16일부터 30일까지 조선망국100주년 추념 회화로 열리고 있었다. 

'바람의 화원'이 방송되고 있을 땐 신윤복의 그림을 전시하였고  영화 '장승업'을 개봉했을 땐 또 장승업의 그림을 전시했었다. 

처음 간송미술관을 알게 된 것도 '바람의 화원' 때문이었다. 평소에 동글동글하고 섬세한 묘사에 테마까지 있어 좋아하고 있었는데 때를 놓치고 지금에서야 왔다. 
그래서 간송미술관을 떠올리면 신윤복의 그림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그림이 여성스럽고 섬세하여 신윤복이 여자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확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들이라고 한다. 

이번 조선망국100주년 추념 회화에서는 그림을 통해 조선망국의 시대상황을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그 시점에서의 문화적 역량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층 전시실에는 창을 거꾸로 든 무속도풍의 이순신 초상이 평소에 봐 왔던  충무공 표준 영정과는 차이가 나 있어 보였다. 키도 작달막하여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강가에서 빨래하는 부부의 모습은 참 정겹다. 

한국화는 비어 있는 듯 또 없는 것이 없다. 
정자에서 책보는 선비의 모습 옆으로 아이 손을 잡고 마을 어귀를 들어서는 아낙의 모습이 빨래하러 냇가에 갔다가 돌아오는 깨끗한 모습이기도 하고  일하러 나갔다가 남편의 식사를 준비하러 오는 모습 같기도 하다. 
달빛을 벗 삼아 탁주를 즐기며 거문고를 타는 선비의 모습에 산짐승도 취해 버릴 것 같다. 

2층에는 부채 위에 그린 난 꽃을 비롯하여 소품들이 있었다. 달밤에 잠자는 강아지의 털은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했던지 잔디가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양반집 정원에는 꼭 있는 모란도 있었는데 꽃 색깔이 너무 흐릿하여 국화인 줄 알았다. 

넓지 않은 전시관이었지만 관람하는 시간이 꽤 걸렸다. 밖으로 나오자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교수님으로부터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더불어 친구와 함께 간송 전형필 선생님에 대하여  좀 더 알게 되었다.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3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3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4
간송미술관에서 배우는 구한말 한국화_4

간송의 흉상을 뒤로 하고 '잘 봤습니다. 내년에 또 오겠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서울 성곽을 따라 걸었다. 
몸과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비움과 여유를 채우고 기쁨이 충만했다. 날씨가 너무 맑아서 성곽 밖으로 잘 정돈 된 성북동 주택가가 솜씨 좋은 사진사가 찍은 사진처럼 깨끗하고 단정 해 보였다. 
산들산들 바람이 불었다. 미풍에도 꽃송이의 무게에 못 이겨 이리저리 머리를 흔드는 아카시아 꽃은 눈앞이 어질거릴 정도로 진한 향기를 뿌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5월도 며칠 안 남았다.   

그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5월이 다가기 전에 꼭 간송미술관에 다녀오기를 권하고 싶다. 지금이 아니면 또 반년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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