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3월 새로운 만남에서 희망을 찾자
2008-02-17 17:43:49최종 업데이트 : 2008-02-17 17:43:4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2월은 졸업의 달이다. 초등학교 졸업식,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졸업식이 계속 이어졌다. 늘 이야기하지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졸업식을 끝낸 사람은 모두가 3월에 새로운 세상으로 나간다. 처음으로 학교의 문턱에 발을 디디게 되는 어린 아이부터,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아이,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은 사회로 간다. 

자연은 참 신기하다는 느낌이다. 3월의 바람은 새 출발을 하는 인간을 위해 축복의 계절을 연다. 사실 봄은 이미 약속된 계절의 순환이다. 그래서 새로울 것도 신기한 것도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죽어버린 겨울의 땅에서 어느덧 봄바람이 부는 것은 새로운 세상에 나가는 사람에게 신이 내린 축복처럼 다가선다. 

3월 새로운 만남에서 희망을 찾자_1
3월 새로운 만남에서 희망을 찾자_1

그래서 3월은 모두가 설렌다. 봄이 오는 소리에 설레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기대가 있어 즐겁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새 학년 시작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몸담고 있던 학교를 떠나 이제는 새로운 울타리에 정착하게 되는 아이도 있다. 훌쩍 커버린 키만큼이나 기대도 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인연을 맺어야 하는 긴장감이 있다.

지금이야 그런 사람이 거의 없지만 간혹 아직도 내 아이가 낯선 친구를 만나는 데에 욕심을 표출하는 부모가 있다. 내 아이만은 공부 잘하는 친구와 사귀고 가정환경도 좋은 친구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아이의 친구를 친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 더 관심이 많다. 선생님도 내 아이에게 잘해주는 선생님만 기다린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은근히 선생님의 나이와 성별을 따지고 과목까지 좋고 나쁨을 가린다.

이런 마음은 결국 어른이 되어서도 이상한 심리로 만들어진다. 즉 따뜻한 인간관계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학연과 지연의 인맥을 만들고 정정당당한 경쟁보다는 개인적인 인연을 앞세워 이익을 챙긴다.

내가 이기적인 만남을 원하면 상대방도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를 만나려고 한다. 사람을 만나기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환경과 지위를 만나려고 하면 그 만남은 오래가지 못한다. 남이 가지고 있는 배경과 만나려는 나쁜 생각은 세상을 삭막하게 하고 우리의 삶도 쓸쓸하게 한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을 별이 하늘에 있는 것과 같은 것에 비유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별은 저마다 신에 의하여 규정된 궤도에서 서로 만나고 또 헤어져야만 하는 존재란 것이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든가,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남을 만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재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만남이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런데 너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위험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내 자녀가 학교에서 공부만 잘 하기를 바라는가. 공부만을 잘 하길 바란다면, 이거야말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것보다 아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두어야 한다. 선생님과 사랑을 배우기를 원하라.

삶의 돌밭에서 누군가를 새롭게 만난다는 것은 설렘이다. 만남의 의미에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변화와 창조적인 기능을 동반한다. 만남은 따뜻한 감동을 주고 우리를 영원한 그리움에 빠지게 한다. 그것은 눈먼 행운이 아니라, 내가 감정의 밑바닥으로 다스려야 할 소중한 인연이다.

만남이라는 말에는 그 앞에 언제나 헤어짐이라는 쓸쓸함이 놓여 있다. 지난 2월 졸업할 때 이별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고귀하고 아름다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 태어나려면, 그것이 스쳐 지나가는 만남이라 하더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만남을 즐거워하고, 만남을 통해서 사랑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만남을 통해서 교감을 나누는 것은 인간만이 누리는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이다. 그 사고를 통해서만이 인간의 영혼이 빛나는 것이고, 본질적인 정신이 소멸되지 않는다.

불가(佛家)에서는 길거리에 오고 가는 사람끼리 잠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 아이가 만난 친구는 인연치고는 엄청난 인연이다. 어디 친구뿐이겠는가. 마음의 뜨락에 따뜻한 사랑을 심어주실 선생님도 만날 수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작은 인연의 씨앗이 자신의 인생에 화려한 꽃으로 피는 일이 종종 있다. 그것이 대부분 어릴 때 선생님과의 인연이 크게 발전하여 열매를 맺는 경우가 많다.

3월 봄을 맞으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이들이여! 조금은 서먹서먹하지만, 지금 당장 친구와 손을 맞잡아 보라. 늘 내 앞에 계시는 선생님께 손을 내 밀어라. 힘차게 약동하는 생명력이 운명선처럼 손바닥에 뚜렷이 그어질 것이다. 나를 지켜줄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