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탕(rangtang) 히말라야를 가다(마지막회)
히말라야 기슭은 웃음을 준비한 사람들에게 초탈한 해방구
2008-03-03 12:18:41최종 업데이트 : 2008-03-03 12:18:4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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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20분, 기상하자마자 세수를 하고 온수에 샤워를 하였다. 팀 줄리에서 보았던 뿌자(기원) 공간에 있는 종, 종이 붉은 것은 네팔사람들이 기도하면서 발라댄 꽃가루 때문이다. 수많은 돌탑에 새겨진 옴마니반메홈과 부처님을 새겨놓은 각 그저 속으로 흥얼흥얼 노래가 되어 신바람이 불어온다. 산다는 것이 이런 환희가 되는 것을 평소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불혹의 나이를 넘겼으니 조금 살았다고 할 수만은 없을 텐데 이제야 느껴보는 일이다. 다시는 돌아 못 올 것 같던 아늑한 길, 그런 길을 왜 인간은 가고 오는가? 더구나 그 험난 여정 너머 히말라야 산줄기를 수직으로 혹은 눈사태의 예감 속에서도 오르려는 인간 내면의 알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저 다시 사색의 채찍을 들고 나를 몰아가 보지만 여전히 나는 알 수 없는 데 문답을 놓고 만다. 필자는 그러면서 다시 네팔의 산하를 바라본다. 둔체와 팀줄리를 지나고 끝없이 이어지는 네팔 산하와 산의 난간들을 수직으로 깎아 만든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논밭의 경이로운 장면들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탑돌을 쌓아 놓은 티벳인들의 무덤 넘어 랑시사가 보인다. 스승의 언덕이라는 랑시사를 넘으면 티벳땅이다. 깎아지른 산허리에 논과 밭이 계곡을 이루고 있다. 새벽에 출발한 덕분으로 우리는 일찍 도착하였다. 얻어 탄 지프차에서는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차 안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육신의 힘든 것도 잘 참아내게 했다. 12시 30분 타멜에 도착했다. 덴두와 나는 그의 사무실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며칠 후 다시 볼 것을 약속했다. 살아온 여행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을 만큼 트레킹보다 두려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산길이었다. 며칠 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들이 보고 싶었다.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마친 후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들었다. 두 세 시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산행을 하고 난 기분은 홀가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언제 다른 산행을 할까? 몽상에 빠지기도 한다. 그 산행에 대한 기약을 다시 한다. 필자는 오는 4월 19일 안나푸르나 기슭을 찾아 산길 걷기를 할 것이다. 이어서 5월에는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8850미터)의 주요한 산길 걷기 코스인 솔루쿰부 호수를 찾으려고 한다. 어림잡아 5560미터로 알고 있다. 백두산 천지처럼 5000미터가 넘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솔루쿰부의 맑은 바람을 맞고 싶다. 다음 이야기는 안나푸르나 토롱라파스(5,416미터)를 걸었던 이야기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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