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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거짓말을 할때 닭이 울다
거짓말에 대한 양심의 반응
2010-05-25 13:49:05최종 업데이트 : 2010-05-25 13:49:05 작성자 : 시민기자   임화영

사람이 살아가면서 거짓을 말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싫은 사람과의 만남을 가질 때, 먹기 싫은 음식을 먹어야 할 때,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약속에 늦었을 때, 구차한 변명이 필요할 때, 어쩌면 우리는 입을 열면 거짓을 말하고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광고에서도 제품의 우수성을 말하기 위해 거짓으로 아름답게 포장을 하고 정치인은 자신들의 세력과 이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거짓으로 영웅이 되는가 하면 어떤 이는 거짓 때문에 수천 길의 나락으로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귀여운 거짓말을 선의의 거짓말이라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을 악의의 거짓말이라 미화하여 말한다. 어떤 것이 거짓말이고 어떤 것이 거짓이 아닌지 그 차이를 규정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세번째 거짓말을 할때 닭이 울다_1
세번째 거짓말을 할때 닭이 울다_1
어릴 적부터 거짓말을 자주하는 아이에게 습관처럼 해주던 말이 있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이다. 
널따란 초원에서 양떼를 치고 있던 소년은 하루하루 똑 같은 생활에 무료해 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소년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곳곳에서 몰려 나왔다. 소년은 자신의 한마디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마을 사람들의 행동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다음 날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질렀고 어김없이 마을 사람들이 헐레벌떡 초원으로 달려 나왔다. 자신의 거짓말에 깜빡 속아 넘어가는 어른들이 바보처럼 보였다. 며칠 뒤 푸른 초원위에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무시무시한 늑대가 나타났다. 소년은 종을 울리며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마을 사람들은 한 사람도 달려오지 않았다. 또 소년이 거짓말을 한다며 이제는 속지 않겠다며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업그레이드 된다. 또 밤톨만한 거짓말이 집채만한 눈덩이처럼 커져 감당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사소한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있지만 결과는 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부모의 약싹 빠른 거짓말 때문이라는 것을 커가면서 터득하게 된다. 부모로부터 터득한 거짓말은 친구들과의 상황에서 적절한 위기대응 능력을 발휘하면서 거짓말은 엄청난 능력으로 커져간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짓말은 조미료처럼 적재적소에 사용되어 살아가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이제 사람들은 거짓말을 귀여운 애교정도로 생각해버린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정직한 사람을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고 성공하는 사람이나 인기 있는 사람이 갖춰야 할 미덕처럼 생각해 버린다. 또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눈송이처럼 하얀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거나 성공의 자리에 올라갈 정도면 깨끗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 사회통념이 되어 버렸다.

베드로회개기념성당(닭울음교회)
베드로 회개 기념성당(닭울음교회)
성경에 보면 예수의 수제자 이던 베드로가 세 번에 걸쳐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예수가 베드로를 향해 네가 내일 새벽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나를 부인 할 것이라 말을 하자,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다음 날 새벽 베드로는 채찍질에 수모당하는 자신의 스승이 보는 앞에서 그를 세 번씩이나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세 번 째로 모른다고 거짓을 말하는 순간 닭이 울었고 닭의 울음소리가 베드로의 양심을 파고들어 커다란 고통 속에서 참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거짓말의 정도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자신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이다. 

미국의 한 대법원장 선출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초등학교 때 저지른 부도덕한 사건에 대한 일을 문제 삼고 나왔다. 몇 십 년이 지난 일이고 어린 시절의 해프닝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이었지만 대법원장 후보는 자신의 부도덕함을 시인하고 사퇴하고 말았다. 
모든 사람을 법적 양심으로 판결해야 하는 대법원장 후보가 어린시절의 행동까지도 책임을 지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만약 우리나라라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선한 거짓말이든 악한 거짓말이든 자신의 양심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거짓이 없는 정직한 세상이 온다면 이 세상은 더 아름답고 살만하지 않겠는가? 

기초적인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이 시대에 양심의 신호등을 켜야할 때가 지금이다. 빨간불에는 멈추고 파란불에는 건너는 기초적인 질서가 양심으로부터 흘러나오길 희망한다. 지금 나부터 작은 거짓에도 양심의 떨림을 인지하는 민감성 있는 삶을 살아가야 겠다.

 

자유기고가, 임화영, 거짓말,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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