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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선생님을 만나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큰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아
2010-05-19 01:30:43최종 업데이트 : 2010-05-19 01:30:43 작성자 : 시민기자   유진하

지난주에는 이외수 선생님이 우리 학교를 방문했다. 
모 맥주기업에서 홍보행사를 하는데, 이외수 선생님의 강연회를 같이 열어서 홍보를 시도한 것이다. 
총학생회에서 참여인 50인을 신청 받아 뽑는다기에, 얼른 뛰어가서 신청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외수 선생님 바로 앞에서 의자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문학작품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것에 나름 취미를 두고 있는 터라 이 기회를 꼭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외수 선생님을 만나다_1
이외수 선생님을 만나다_1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잡고 있으니 이외수 선생님께서 등장하셨다.
사실 이외수 선생님은 출타를 잘 하지 않으신다고 한다. 부인과 문하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산골에서부터 한꺼번에 움직이려면 많은 비용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시란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선생님이, 선생님을 움직이게 할 만한 큰돈을 받았다고 농담 삼아 말씀하셨다. 그 마케팅 목표가 우리 학교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 

이 날 정말 많은 것들을 들었다. 그날 나는 정말 피곤했지만, 머리가 컴퓨터였다면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저장해두고 싶을 만큼 가슴을 울리는 말을 많이 들었다. 
듣는 내내 내 머리가 그토록 청명할 수가 없었다. 이슬비가 주륵주륵오다가, 조금 세게 오다가 오락가락 날씨는 조금 안 좋았지만, 그곳에 참석한 우리학교 학우들은 정말 미동도 않고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했다. 사실 나도 화장실에 무척이나 가고 싶었지만, 행여나 그 동안에 하실 말씀도 놓치기 아까워서 정말 끝까지 참았다. 

이외수 선생님은, 세상을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살라 하셨다.
고등학교 문학작품에서만 보던 '합일'을 선생님은 말하셨다. 생각을 하면 합일하지 못할 것이고, 마음으로 느끼면 합일할 수 있다. 그 마음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사랑하려면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육안, 심안, 노안, 영안을 이용하여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의식에 성숙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깨닫는 데 필요한 것이 결국 감성이라는 것이다. 

20대의 젊음들에게 이외수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난 버티는 거다." 이외수 선생님의 작품을 보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언어의 시대성에 언제나 몸을 맡기신다.
저 표현은 으레 인터넷 용어에서부터 파생된 것인데, 정말 잘 버티라는 것이다. 모두들 저 표현을 듣고 웃었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선생님의 말씀들을 듣고는 정말 감동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서 성공하려면, 어떠한 것이 되었든 그 분야의 10% 안에 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 10%에 들기 위해서는 정말 뼈저린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언급하셨다. 그곳에 나오는 달인들은 정말 오랜 기간 수련한 사람들이다. 오랜 기간 자신이 할 일을 해온 사람들이고, 그렇게 자신이 할 일을 열심히 하여 돈을 번 사람들인 것이다. 

나는 내가 언제나 감성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외수 선생님의 강연회를 들으면서도, 나는 다른 이들보다는 충분히 감성적인 쪽으로 많은 생각을 해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감성에 충실 하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워낙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다보니 자주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대학 신입생 시절 갈팡질팡하던 때보다, 내 가치관은 서서히 일관성을 찾아가는 것 같다. 
내 생각에 감성과 생각은 공존해야 한다. 물론 감성을 통해 사랑하고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감성도 올바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20대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에게 이 강연회는 큰 보물이었다.
내가 살아가며, 자신의 삶에 이토록 만족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을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되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외수 선생님과 작별하고, 선생님이 생을 마감하시기 전에 꼭 내가 하고 싶은 일의 10% 안에 들어서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꼭 이외수 선생님과 마주하여 말할 것이다. 나는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나도 감성을 찾았노라고.

이외수, 문학, 가치, 사랑, 감성, 생각, 깨달음,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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