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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힌’은 사전에 없는 말, ‘덮인’이 바른 표현
2008-01-09 11:21:32최종 업데이트 : 2008-01-09 11:21:3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 안면도 기름으로 덮혀…천수만도 '위험'
○ 쓰레기로 덮힌 수원천
○ 멀리 오미에서 바라 본 눈 덮힌 천왕봉입니다.
○ 눈 덮힌 소나무 사이 길은 눈이 왔지만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습니다.
○ 눈 덮힌 전나무숲길과 천년 고찰 내소사 관람
○ 수원천이 쓰레기로 덮혀가고 있다.
○ 밤안개에 덮혀가는 학의천의 야경
○ 무수한 낙엽으로 덮혀가는 지난 발자국 굽이져 흘러간 오솔길을 더듬는다.
○ 점점 먹구름에 덮혀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붉은 비닐 끈들이 묶여있는...
○ 드넓은 철원평야엔 며칠전 내린눈으로 온통 하얗게 뒤덮혀 있었다.
○ 가을에는 주변이 온통 노란 은행나무 잎으로 뒤덮혀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덮힌'은 사전에 없는 말, '덮인'이 바른 표현_2
'덮다'의 피동형으로 '덮히다'를 쓰는 것은 잘못이다. '덮인'이 바른 표기.

최근 서해안을 덮친 기름이 남해안까지 내려가고 있다는 보도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도 이와 관련된 뉴스가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보도 중에 우리말 오류 부분이 보인다. '안면도 기름으로 덮혀…천수만도 위험'이라는 기사 제목에서 보듯이 '덮혀'라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덮히다'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덮이다'가 바른 표현이다. 국립국어원 발행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덮다'는 
1.물건 따위가 드러나거나 보이지 않도록 넓은 천 따위를 얹어서 씌우다.(책상보를 책상에 덮다/그는 이불을 머리에 덮고서는 마구 울었다.//밥상을 상보로 덮다/몰래 마시고 있던 술을 신문지로 덮었지만 다 가려지지 않았다.)
2. 그릇 같은 것의 아가리를 뚜껑 따위로 막다.(뚜껑을 솥에 덮다/비가 오자 어머니는 장독에 뚜껑을 덮기 위해 옥상에 올라가셨다.//항아리를 소쿠리로 덮다/먼지가 많아 컵을 종이로 덮었다.) 
3. 어떤 사실이나 내용 따위를 따져 드러내지 않고 그대로 두거나 숨기다.(지난 일을 덮어 두다/허물을 덮어 주다.) 
4. 기세, 능력 따위에서 앞서거나 누르다.(그 장사의 힘을 덮을 자가 있을는지 모르지./감기에는 휴식을 덮을 약이 없다.) 

'덮다'의 피동형으로 '덮이다'를 쓴다.(책상에 책상보가 덮여 있다./밥상이 상보로 덮여 있었다./주전자의 뚜껑이 덮여 있지 않으면 김이 나간다./들판이 온통 눈으로 덮인 광경이 장관이었다./베일에 덮여 있던 사건을 들추어내다. 등) '덮다'의 피동형으로 '덮히다'를 쓰는 것은 잘못이다. 

어떤 행위나 동작이 주어로 나타내어진 인물이나 사물이 아닌 남의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를 피동이라 하고, 이러한 피동의 표현법을 피동법이라 한다. 반면 스스로의 힘으로 행하는 행위나 동작을 능동이라 한다.

피동형으로 쓴 문장은 자신 없어 보여, 결국에는 글의 설득력도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욕설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선생님과 대화할 때도 친구에게 하는 말이 그대로 사용된다.'라는 문장은 주어도 드러나 있지 않다. 또 피동 표현 때문에 문장 전체가 힘이 없다.

이것을 고쳐보면, 두 문장의 주어는 '학생'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이 주어를 드러내어 문장을 다시 쓰면 '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욕설을 일상적으로 쓴다. 선생님과 대화할 때도 친구에게 하는 말이 그대로 사용된다.' 이렇게 고치고 나면 문장이 훨씬 명쾌해지고, 힘이 넘친다.

우리말에서 피동형 문장을 많이 쓰는 것은 영어의 영향 때문이다. 영어는 동사의 유형을 바꿈으로써 능동문과 피동문이 자유롭게 구사되고, 무생물을 주어로 쓰는 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피동형을 쓰면 어색하다. 그리고 피동문은 행위의 주체가 잘 드러나지 않아 뜻이 모호해지고 전체적으로 글의 힘이 떨어진다.
특히 최근에는 아무 의미 없이 피동을 겹쳐 써 우리말 체계를 파괴하고 있는데, 모두 삼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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