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하다고요?
2010-05-18 09:29:44최종 업데이트 : 2010-05-18 09:29:44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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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쑥하지 못하고 민첩하지 못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꼬집을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어리숙하다'라는 말이다. 이는 언론 매체에도 보인다. 어리숙하다고요?_1 '어수룩하다'를 써야 할 자리에 잘못된 '어리숙하다'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어리석다'라는 형용사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즉 '어수룩하다'를 '말이나 행동이 매우 숫되고 후하다.'라는 의미를 이용해 인물의 상황을 표현할 쓸 때는 '어리석다'의 의미와 통한다. 그러다보니 두 단어의 일부 음절이 이루어져 '어리숙하다'는 엉뚱한 말이 만들어졌다. 참고로 '주머니 따위에 돈이나 물건이 줄거나 없어져 적다.'는 단어로 '쌀자루가 허룩하다.'처럼 '허룩하다'는 형용사를 쓴다. 이에 대한 표현은 박종화의 '다정불심'에서도 '산같이 쌓인 명주 필이 허룩하게 줄어들고 비단 필을 찢는 소리는 삼현 육각 틈에 휘파람 소리같이 쏟아진다.'라는 표현이 보인다. '헙수룩하다'라는 형용사도 있다. 이는 '머리털이나 수염이 자라서 텁수룩하다(헙수룩한 머리를 질끈 동여맸다. 수염이 헙수룩한 늙은이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라고 쓰거나, '옷차림이 어지럽고 허름하다(헙수룩하게 차린 아주머니 한 분이 차비를 좀 빌려 달라며 다가왔다.)'라고 사용한다. 그런데 '허룩하다'나 '헙수룩하다' 대신에 '허수룩하다'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없다는 것은 현실에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이다. 가려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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