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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자
2010-04-28 14:28:32최종 업데이트 : 2010-04-28 14:28:32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은희

며칠전 점심 때 순대 철판볶음을 먹었다. 
별, 백세주, 산사춤 그림이 붙어있는 벽을 보고있자니 갑자기 술 생각이 간절해졌다. 남편은 무슨 말인지 열심히 하는데 웅성거리는 식당안에서 남편 목소리도 그 속으로 휩쓸려서 도무지 집중 할 수가 없었다.
'순대, 떡, 양배추, 깻잎, 들깨, 당면, 곱창도 들어갔네. 음, 맛있겠다.' 테이블 위의 불판에 마악 얹어진 수북한 순대를 보며 행복해 하고 있는데 남편이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질렀다.
"또 딴 생각이니?"
'헉! 어떻게 알았지, 참 기가막힌 사람이다.' 모처럼 먹는 순대볶음은 입에 살살 녹았다.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식당에 마련된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뽑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유고 작가 안드리치의작품 '드리나 강의 다리'는 실제로 존재하는 돌다리인데 이 다리의 한복판에는 커피숍을 만들어 커피를 파는 '카피야' 라는 곳이 있다. 카피야는 터키 말로 커피라는 뜻이다. 이 곳의 커피에는 사랑과 화해의 약효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18세기 이후 젊은 연인이나 부부싸움을 한 부부, 이혼 직전의 부부도 이곳에 와서 화해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풍속이 되었다고 한다.

밖은 바람이 약간 차가웠지만 차안은 후끈거려서 차문을 활짝 열어놓고 시트에 앉아 자판기커피를 마셨다. 카피야에서 대치한 이민족이 화해를 나누듯, 남편은 운전석에서 나는 조수석에서 커피를 마셨다. 순대의 비릿 텁텁한 뒷맛이 커피 한 잔으로 말끔해졌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자_1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자_1
언제부터인가 커피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기호식품이 된 것이다. 커피의 기원은 커피의 발상지인 에티오피아(Ethiopia)의 목동 칼디(Kaldi)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 칼디는 목동인데 심한 가뭄으로인해 염소와 양들이 먹을 풀이 부족해서 먼 곳까지 염소와 양떼를 몰고 나갔다. 

그런데 어느날 밤 염소들이 잠을 잘 못자고 흥분하며 뛰어 노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염소들에게 먹인 빨간 열매를 직접 따서 먹어보았다. 그랬더니 피곤했던 몸의 피로가 사라지고 몸이 상쾌해지며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후 그는 근처에서 수도중인 승려들에게도 이 열매를 가져다 주었다. 밤새 기도해야하는 그들이 그 열매를 먹자 졸음이 가시고 기운이 솟았다. 그래서 그 수도원은 '졸음이 없는 수도원'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커피가 처음 전해질 때는 기호식품이 아니라 각성제로 많이 사용하였고, 기가 허한 사람에게는 원기를 회복시켜주고 소화나 이뇨를 돕는 일종의 약용으로 쓰였던 것이다.

요즘은 기호식품으로 세대를 초월하여 커피를 마시는게 습관처럼 되어가는데, 몸 속에서 커피 한 잔을 분해하는데 24시간이 걸린다고 하니까 나이가 많거나 몸이 약한 사람은 좀 주의해서 마실 필요가 있다.

바하는 그의 작품 세클러 칸타타 211번을 '커피 칸타타'라고 붙일 정도로 커피 매니아였다고 한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흐린 날에는 바하의 '커피 칸타타'를 감상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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