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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동안 뒤바뀐 낮과 밤
중간고사를 치르며
2010-04-30 16:50:55최종 업데이트 : 2010-04-30 16:50:55 작성자 : 시민기자   유진하

지난 한 주를 돌아보면 정말 말 그대로 지옥같은 일주일이었다. 
이것저것 영어공부도 조금 하다가, 3월에는 학군단 홍보에 신경을 조금 쓰느라 공부를 많이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4학년이 되어서도 이번 중간고사에 벼락치기를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정신이 나간 행동 같지만, 기말고사 때에는 절대 되풀이하지 않을 예정이다. 
4학년이 나처럼 벼락치기를 해서, 더군다나 이런 짧은 기간에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한심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나름 많은 것들을 이루었고 그 동안에 느낌 점도 많았기 때문에 정말 한없이 슬프고 하지는 않다.

시험보기 일주일 전부터는 거의 항상 새벽 4시 전후로 잠들었다. 그리고선 아침 9시 즈음에 또 일어나서 수업을 듣는다. 공안 시간에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고 낮잠을 조금 잔다. 그리고 또 저녁을 먹고 잠을 조금 잔다. 그러다가 다시 어둑어둑한 밤이 되면 또 공부하기 시작해서 새벽까지 공부를 한다. 
처음에는 조금 피곤했지만 이게 익숙해지다 보니 나중에는 저녁에 졸리고 새벽에 졸리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아직 젊어서 그런지 바뀌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 빠른 것 같다. 그래서 시험이 끝난 지금도 하교를 한 뒤에는 좀 피곤하다가 쉬다보면, 어느새 새벽 1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게 된다. 

2주일 동안 뒤바뀐 낮과 밤_1
2주일 동안 뒤바뀐 낮과 밤_1
문득 밤을 새다가 밝아오는 날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새벽에 한참 공부를 하다가 몸을 좀 풀려고 잠깐 일어섰는데, 창문으로 날이 밝는 것을 보면 내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리미리 공부해두었으면 이렇게 밤을 새지 않아도 됐을 텐데'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할 때에는 낮보다는 밤에 더욱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그게 더 익숙해진 것 같다. 밤에도 산만하게 공부하기는 하지만, 낮에는 온갖 것들에 신경이 쓰이고 세상의 많은 것들이 들떠있는 것 같아서 공부하려는 기분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낮과 밤이 바뀐 긴 날들을 보내고 나니, 이제부터는 그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생활습관이 바뀌면 일단 몸이 고생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보다는 그 기간에 적응하는 몸이 많은 것들에 예민해진다. 깨어있을 때 잠이 부족하니 신경질을 더 잘 내게 되고, 식습관도 갑자기 바뀌니 속도 좀 메스꺼워지고 한다. 
방학 때마다 입영훈련을 가서 생활하다보면 밤10시에 취침해서 아침6시에 일어나는 데, 그 때의 나는 참 건강했던 것 같다. 몸도 제 리듬을 찾아가는 것 같고,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덜하다. 

새벽에는 사람이 왠지 감성적으로 변한다. 
아무도 일어나있지 않고 혼자라는 생각이 강하고, 밖도 가끔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제외하면 고요하다. 나만의 세상에 있는 것 같고, 자신의 생각에 솔직해진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면 평소에 생각하지 않던 고민에 다다르게 되고, 공부를 하다가 가끔 그런 고민에 빠지면 참으로 난감하다. 그날 공부는 다 한 것이다. 새벽의 사색은 생각을 비우는 데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너무 자주 깊은 생각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깊은 걱정들에 빠지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쓰는 글들에는 깊은 생각을 많이 못 담는 것 같다. 요즘에는 글을 쓸 때는 밝은 낮에 쓰거나 초저녁에 많이 쓰기 때문이다. 쉽게 쉽게 간단히 쓰거나, 걱정 없이 슥슥 써내려가는 것이다. 
사실 얕은 글과 깊은 글의 차이는 그 표현의 정도에 있겠지만, 글에 있어 그 표현의 정도라는 것은 생각의 깊이를 뜻하는 것과 같다. 
밤에 익숙한 나의 습관 탓에 낮에는 깊은 글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어서 올빼미를 벗어나서 낮에도 깊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중간고사, , , , , 스트레스,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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