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를 돌아보면 정말 말 그대로 지옥같은 일주일이었다. 2주일 동안 뒤바뀐 낮과 밤_1 새벽에 한참 공부를 하다가 몸을 좀 풀려고 잠깐 일어섰는데, 창문으로 날이 밝는 것을 보면 내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리미리 공부해두었으면 이렇게 밤을 새지 않아도 됐을 텐데'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할 때에는 낮보다는 밤에 더욱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그게 더 익숙해진 것 같다. 밤에도 산만하게 공부하기는 하지만, 낮에는 온갖 것들에 신경이 쓰이고 세상의 많은 것들이 들떠있는 것 같아서 공부하려는 기분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낮과 밤이 바뀐 긴 날들을 보내고 나니, 이제부터는 그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생활습관이 바뀌면 일단 몸이 고생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보다는 그 기간에 적응하는 몸이 많은 것들에 예민해진다. 깨어있을 때 잠이 부족하니 신경질을 더 잘 내게 되고, 식습관도 갑자기 바뀌니 속도 좀 메스꺼워지고 한다. 방학 때마다 입영훈련을 가서 생활하다보면 밤10시에 취침해서 아침6시에 일어나는 데, 그 때의 나는 참 건강했던 것 같다. 몸도 제 리듬을 찾아가는 것 같고,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덜하다. 새벽에는 사람이 왠지 감성적으로 변한다. 아무도 일어나있지 않고 혼자라는 생각이 강하고, 밖도 가끔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제외하면 고요하다. 나만의 세상에 있는 것 같고, 자신의 생각에 솔직해진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면 평소에 생각하지 않던 고민에 다다르게 되고, 공부를 하다가 가끔 그런 고민에 빠지면 참으로 난감하다. 그날 공부는 다 한 것이다. 새벽의 사색은 생각을 비우는 데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너무 자주 깊은 생각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깊은 걱정들에 빠지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쓰는 글들에는 깊은 생각을 많이 못 담는 것 같다. 요즘에는 글을 쓸 때는 밝은 낮에 쓰거나 초저녁에 많이 쓰기 때문이다. 쉽게 쉽게 간단히 쓰거나, 걱정 없이 슥슥 써내려가는 것이다. 사실 얕은 글과 깊은 글의 차이는 그 표현의 정도에 있겠지만, 글에 있어 그 표현의 정도라는 것은 생각의 깊이를 뜻하는 것과 같다. 밤에 익숙한 나의 습관 탓에 낮에는 깊은 글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어서 올빼미를 벗어나서 낮에도 깊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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