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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회 꼴불견 총무가 있다는데
2007-12-14 09:47:57최종 업데이트 : 2007-12-14 09:47:5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친목회가 많다. 
학교의 교직원 친목회, 함께 근무했던 학교 선생님들과의 모임, 전문직 동기 모임, 교감 연수 동기 모임, 초등학교 동창회, 고교와 대학 동기 모임 등. 사교성이 많은 사람은 친목회비 지출도 많다.

이런 모임에는 으례 회장이 있고 총무가 있다. 
회장은 얼굴 마담 역할을 하고 실제 살림살이는 총무가 한다. 어찌보면 총무의 실권이 막강하다. 회원들 뒷바라지하면서 재정을 주무르니 그럴만도 하다.

회장을 보필하여 알뜰 살림살이 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모임을 활성화하는 유능한 총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총무도 있다. 
봉사직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마치 무슨 벼슬이라도 얻은 듯 권한을 마구 휘두른다. 회원들 입장에서 보면 꼴 같지 않게 보이는 것이다.

리포터가 겪은 친목회 꼴불견 총무 몇가지 유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친목회비를 물쓰듯 하는 총무.
 
이런 총무는 씀씀이가 크다. 월급에서 떼는 회비도 팍팍 떼고 회식도 화려하다. 회원들에게 인심을 팍팍 쓴다. 음식의 비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차 노래방에, 귀가길 택시비까지 돈 지출이 자유롭다.

회원들은 흥청망청 즐길 때는 좋아하지만 뒷맛이 좋지 않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람, 자기 집안 살림도 이렇게 할까? 그러다간 집안 꼴이 말이 아닐텐데' 하면서 친목회 재정을 걱정하고 다음 달 보수명세서에서 친목회비 지출 항목을 유심히 살핀다.

둘째, 총무하면서 대우를 받으려는 사람. 
이 사람은 친목회 모임까지 열심히 노력한다. 편지, 메일,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때론 전화까지 하면서 회원들 모임 참석을 독려한다. 그리고 모임 회비를 거두어 자기 맘대로 지출한다. 2차, 3차까지 가고 자기 노력을 자찬하여 본인의 택시비 정도는 잔액으로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런 총무가 있으면 처음엔 모임 인원수가 많지만 모임 횟수가 거듭될수록 회원들이 떨어져 나간다. 처음엔 친목이 도모되지만 나중엔 본전 생각이 난다. 그것이 반복되면 모임에 나가길 점차 꺼려한다. 모임에서 하는 이야기에 생산성이 없고 그냥 잡담에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다. 유의미한 모임이 아니다.

셋째, 회비는 걷되 정산을 하지 않는 총무. 
이런 총무는 회비는 부지런히 걷되 돈은 어떻게 지출되었고 잔액은 얼마인지 본인만 안다. 감사까지 있으면 좋으련만 대개 생략이 되어 회비 결산이 흐지부지다. 아마도 잔액은 총무 판공비로 사용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총무는 다음 총무에게 인계 인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친목회 장부 기록이 미비하다. 참석회원은 누구이고 회비는 얼마를 거두어 얼마가 남았는지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회원 연락처 관리도 부실하다. 회원의 근무처가 바뀐 지 오랜데 몇 년 전 것 그대로다.

잘 하는 총무도 있다. 
그 때 그 때 회비를 정산하고 회원들에게 공지하는 총무, 연 1회 결산 내역을 회장과 감사의 내부 검토를 거쳐 회원들에게 유인물로 나누어 주는 총무, 회비 결산을 인터넷 카페에 공지하는 총무 등. 바람직한 총무 모습이다. 회비의 투명성 유지, 총무의 생명이다.


시민기자가 얼마전 넘겨 받은 14년 된 친목회 수첩

기자는 얼마전 전현직 선생님들로 구성된 사적인 단체의 총무를 맡았다. 
회장의 추천에 의해 타의로 맡게 된 것이다. 전임 총무로부터 수첩 하나와 회원 명단을 인계 받았다. 기록을 살펴보니 1993년부터다. 그러고 보니 14년의 역사다.

회비 각출 내용을 보니 교감 연수, 교감 발령, 교장 연수, 교장 발령자, 또는 장학관 전직자는 당일 회비를 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축하를 하여 주는 것이다. 
그 당시만해도 정(情)이 살아 있고 축하 모임의 의의를 살렸던 것이다. 
어떤 총무는 회원들 명단과 연락처는 물론 모임 안내장, 지출 영수증, 음식점 명함까지 붙여 놓았다.

역사를 살펴보니 기자는 7대 총무가 된 셈이다. 
얼마 전 정기모임을 가졌다. 현직에 계신 분께는 팩스와 문자메시지로, 퇴직 선배님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드렸다. 
회장도 나름대로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모임 참석을 독려 하였다.

그 덕분이었을까? 먼 곳에 있는 분은 물론 소식이 뜸한 분까지 나와 모임이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퇴직하신 분들이 대거 나와 총무에게 한 말씀하신다. '퇴직자를 이렇게 불러 주어 고맙다'고. 
식사와 화기애애한 대화시간이 지나고 이젠 헤어질 시간이다. 2차 노래방은 아예 생략이다. 대신 다음 모임엔 산행을 겸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총무의 그 다음이 중요하다. 
기자는 어떻게 했을까? 퇴직한 분께는 모임 참석 감사를 드리는 내용과 회원 명단, 참석자 명단, 회비 결산이 탑재된 인터넷 카페를 문자메시지로 알려 드렸다. 
현직에 계신 분들께는 팩스로 같은 내용을 보내 드렸다. 일을 마무리 짓고 나니 가슴이 후련하다. 찜찜함이 사라지고 마음이 가볍다.

친목회장도 중요하지만 총무 역시 중요하다. 
친목회가 유지 발전되려면 회원들의 참여의식과 함께 회장과 총무의 봉사정신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다. 
이젠 꼴불견 총무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 

어느 모임에서 한 참석자는 말한다.
 "다른 일이 바빠서 이 모임에 안 나오려 했는데 총무가 보내는 문자메시지에 감동해서 나왔다"고. 
친목회 총무의 열의와 정성이 모임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총무들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친목회, 총무, 봉사정신,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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