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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성균관대역
지하철역 창구에서 오고가던 사람의 손길이 참 그립다
2010-05-03 18:40:35최종 업데이트 : 2010-05-03 18:40:35 작성자 : 시민기자   한인수
서울에 사는 친한 친구와 오래간만에 만나기로 해서 약속장소를 성균관대역으로 잡았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터라 예전에 자주 만나던 곳으로 약속장소를 잡은 것이다. 저녁 7시에 약속장소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재미나게 놀 작정이었다. 둘도 없는 친구였기에 그 기대감이 더 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본다는 기대감에 약속장소에 20분 정도 일찍 나갔다. 
삭막한 성균관대역_1
사람이 일하던 창구를 막아선 무인 승차권발급기
삭막한 성균관대역_2
무인발급기 뒤에 덩그러니 있는 옛날 창구

그런데 성균관대역에 있는 무인 승차권발급기를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사람이 승차권을 발급하던 창구를 모두 뒤로한 채 무인발급기 4대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는 20분 가량동안 무인발급기 앞에서 서성거렸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카드식 통행권을 가지고 있어서 무인발급기에서 승차권을 발급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 기계를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나이 많은 노인이었다. 노인들이 기계에 익숙하지 않아서 많이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봤다. 내가 도와주고 싶었지만 무인 발급기 옆에 있는 작은 창문에서 어떤 직원이 그 상황을 내다보고는 나와서 그 노인을 도와주었다. 

왠지 모를 삭막함이 느껴졌다. 어릴적 SF 만화영화를 보면 사람이 일을 하지 않고 기계가 일을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그런 모습들이 세련되어 보이고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통행하는 사람의 수는 많지만 기계가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는 모습에서 인간미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필요에 의해서 세워진 기계만 있을 뿐이었다. 예전에 창구에서 승차권을 내밀던 철도공사 직원의 손이 그리워지기까지 했다. 
지하철역에 흔한 점포도 두 개 밖에 없었다. 성균관대역 자체가 작은 영향도 있을 것이다. 전산으로 모든 정보와 자료를 처리하는 시대가 오면서 점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줄어들고 있다. 

승차권을 발급하던 인력들을 대신해 기계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예전에 그 인력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본다. 
아마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갔거나 보직을 바꾸고 아니면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나 혼자만의 생각도 해본다. 

시대의 흐름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하던 작업을 기계가 대신 하는 시대는 어쩔 수 없이 도래할 것이다. 
비록 그런 사실들이 기정 사실이라 할지라도 예전에 지하철역 창구에서 오고가던 사람의 손길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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