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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꿈은 뭐였더라?
2010-05-06 12:09:16최종 업데이트 : 2010-05-06 12:09:1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살아가는 동안 직업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젊었을 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나이가 들면서 퇴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후생활을 어떻게 설계를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좋아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생활이 바쁘고 여유가 없다고 그냥 지나쳐 버릴 일이 아니다.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의 소망은 퇴직 후 귀향을 꿈꾼다. 특히 남자들인 경우에는 여자들 보다 훨씬 더 땅에 집착한다. 
고향에 토지가 있는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시기를 빨리 할 수도 있겠지만 손바닥만 한 땅뙈기도 없는 사람들은 마음만 간절하지 꿈으로 남을 뿐이다. 대부분 사람이 후자에 해당하지 않을까? 

몇 년 전에 예산 어느 작은 마을에 있는  농가주택을 구입한 지인은 요즘 들어 집 주변에 꽃나무도 심고 텃밭에 채소도 심고 귀촌 할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었다. 

남편과 지인의 작업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점심때를 넘기고 있었다. 마저 벽지를 바르고 나오는 지인은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뒷정리를 하는 두 청년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이란다. 보기 드물게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 잘 자란 아들이 부럽다. 

자연의 힘으로 자란 텃밭에 있는 채소를 가지가지 조금씩 뽑아 옆에 흐르고 있는 계곡물에 씻었다.  흐르는 물은 아직도 차갑다.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던 5월의 더위가 한순간 사그라지는 순간이었다.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물에 들어가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후 머리가 띵 하는 것처럼 차가웠다. 
지인의 처녀작인 평상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자연 그대로의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공기와 물이 달아서일까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정말 맛있는 밥을 먹었다. 

지인은 퇴직하고 내려와 자연과 함께 살고 싶어 했다. 농가주택을 처음 살 때만 해도 아내는 반대 했었다고 했다. 농촌의 어려움을 더 잘 아는 아내를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주말마다 내려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한다. 바느질은 좋아하는 아내는 누구의 방해 없이 새소리 물소리 들으면서 맘껏 수를 놓고 바느질을 하면서 시간보내기가 꿈이란다.  다른 사람들 꿈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아! 내 꿈은 뭐였더라?' 

아, 내 꿈은 뭐였더라?_1
아, 내 꿈은 뭐였더라?_1

아, 내 꿈은 뭐였더라?_2
아, 내 꿈은 뭐였더라?_2

돌아오는 길에 마을 옆에 있는 수덕사를 들렀다. 유난히 많은 관광객들이 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있음을 줄을 이은 연등과 함께 알려주었다. 수많은 연등만큼이나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다양할 것이다. 매번 염치없다 생각하면서도 절에 올 때마다 합장을 하고 마음속의 소망을 빌어본다.  

 '내 간절한 꿈도 저 연등의 촛불이 꺼지지 않은 한 계속 되리라' 

달리는 차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도로 양쪽 배꽃이 하얗게 핀 들판이 계속 되었다. 배꽃 속에서 지붕만 언듯언듯 보이기도 하고 산 너머 붉은 태양이 이글거리면서 지고 있다. 
인적인 드문 산길은 어스름이 지는데 배 밭을  벗어나 예당저수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즐비하다. 물고기 보다 물에 잠긴 낚싯대가 더 많은 것은 아닐까? 저수지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고 탁 트인 모습이 잔잔한 바다 같기도 하다. 
언덕 위로 잘 지어진 집이 눈에 들어왔다. 별장처럼 예쁜 정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농가주택과 세련 된 주택들이 공존하는 마을은 어떤 이에게는 꿈을 주고 또 어떤 이에게는 쉼을 줄 것이다. 

아, 내 꿈은 뭐였더라?_3
아, 내 꿈은 뭐였더라?_3

할머니 표 어죽을 받아 놓고 창밖으로 보이는 저수지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어스름이 지고  수양버들이 바람에 나부끼어 거뭇거뭇 못 속의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는 진리가 있지만 가끔 비교하는 것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채찍이 되어 주기도 한다. 
많이 행복한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 베푸는 사람들을 보면서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지 설계 할 수 있다면 옆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때론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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