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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인생을 담고...."
2010-04-20 07:21:37최종 업데이트 : 2010-04-20 07:21:37 작성자 : 시민기자   임동현

최근 들어 부쩍 야구가 재밌어졌다.
왜냐하면 야구는 보면 볼수록 인생을 축약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며칠 전 간만에 고향친구들과 함께 보러간 야구시합은 서울 홈팀인 두산과 어웨이팀인 롯데와의 경기였다.
기자는 어릴적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를 부산에서 나고 자란 부산토박이로서 아무리 롯데가 성적이 부진할 지라도 그 '충성심'을 져 버릴 수는 없어 항상 롯데를 응원하는 골수팬이며 친구들 역시 성적과는 별개로 롯데라는 팀을 참 좋아한다.

마치 부모님이 자신의 아들,딸이 아무 이유없이 예뻐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저 건강히 옆에서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으면 말은 안하지만 고맙고 뿌듯하고 그러다 갑자기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오기라도 하면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그런 부모님의 맘이 바로 부산사람들의 롯데사랑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시합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시작되었다.
양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롯데의 송승준과 두산의 김선우가 맞붙어 3회까지는 무실점의 경기를 이어갔다. 그 균형을 깨트린 것은 멕시코에서 날라온 롯데의 귀염둥이. 바로 가르시아의 홈런이었다.
4회 초, 주자가 없는 타석에 들어서서 김선우의 직구를 통타해 외야 중앙을 가르는 1점 홈런을 뽑아내 지루하던 롯데 응원석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멕시코 국기가 등장하고 부산갈매기가 연창되었다.

야구는 인생을 담고...._1
야구는 인생을 담고...._1

하지만 그 기쁨도 얼마가지 못하였다.
이어진 4회말, 두산의 공격에서 볼넷과 안타로 주자가 1,2루에 나가있는 상황에서 두산 손시헌 선수의 강타에 롯데 외야진은 멍하니 바라만 봐야 했고 공은 펜스를 거뜬히 넘기며 두산에 3점을 안겨주었다.
순식간에 롯데 응원석은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어야만 했고 두산팬들의 환호성은 커져만 갔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던 것과 같이 홈런으로 손 쉽게 선취점을 올렸더니 바로 이어 손쉽게 더 큰 점수를 내어주었다. 주식으로 쉽게 돈을 벌어 좋다고 했다가 다음 날 주식으로 갑작스레 큰 돈을 잃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러한 부침 뒤에는, 멍하니 어떻게 다시 일어서야 하며 넋놓고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군상도 볼 수 있어 야구는 참 인생과 닮은 것 같다.

야구는 인생을 담고...._2
야구는 인생을 담고...._2

4회 두산의 3점 홈런에 이어 5회에는 이종욱선수의 1점 홈런이 이어졌고 전광판은 4:1의 스코어를 나타내었다. 롯데의 빈약한 공격력과 두산의 마무리 능력을 감안하여 봤을 때, 많이 기울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응원을 멈출 순 없었다.
차츰차츰 응원석도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포인트 중 가장 작은 "안타"를 외치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롯데는 매회 주자를 내 보내며 찬스를 만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집중력이 부족한 것인지 매번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지는 못하고 이닝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8회에 1점, 9회에 1점을 쫓아가 두산의 턱밑까지 추격한 롯데.
이제 스코어보드는 4:3을 나타내고 공격팀인 롯데의 주자는 1,2루를 채우고 있었다. 안타 하나만 나오면 동점으로 가는 상황에 나온 롯데의 4번타자 이대호선수. 3루 어웨이팀 응원석에서는 계속 '이대호 안타'를 외쳤지만 4할을 바라보는 롯데의 강타자 이대호선수는 그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삼진당하고 게임은 속절없이 끝나버렸다. 

평소 잘하던 사람도 큰 일에서 실수할 수 있는 법이며 열심히 쫗아가도 결국은 못 이기는 게임을 하는 우리네 인생사가 그대로 묻어났던 경기였던 것 같다. 
비록 경기는 패하였지만 목이 쉴 정도로 열심히 응원한 우리들은 충분히 재미있었고 맥없이 밀리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간 롯데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시범경기 시즌 1위팀 롯데는 정규시즌에서는 꼴지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성적이 좋진 않지만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힘없이 주저않지 않고 끈질기게 강팀들을 추격하는 롯데의 근성을 높이사서 수원에 연고팀이 생기기 전까지는 오늘도 내일도 계속 롯데를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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