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에 야생초가 올라오고 꽃을 피우고 있다. 아파트 화단이나 심지어 보도블록 사이를 힘들게 비집고 나오고 있다. 해년마다 발밑에서 같은 계절을 맞이하지만 한번이라도 주위 깊게 살펴본 적이 없었다. 민들레꽃. 냉이 꽃. 제비꽃. 이런 것들 정도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_1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_2 지천으로 깔린 머위를 뜯다가 뿌리까지 뽑혀 달려서 나왔다. 그런데 머위 뿌리에 망초와 흡사한 꽃나무와 엉켜서 어떤 식물의 뿌리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엉켜있었다. '변종인가? 이상하네. 별스럽게도 생겼네.' 하고 다시 머위를 뜯었는데 이번에도 뿌리에 달려서 나온 것이 그 망초 같은 모습을 한 식물이었다. 호들갑스럽게 남편에게 "머위가 꽃이 피나 봐요?"했더니 "아직 머위 꽃이 핀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해서 맘대로 "아무래도 변종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더 이상 의문을 갖지 않고 한동안 입에서 쓴맛이 가지 않을 정도의 많은 양을 뜯어서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딱 맞았다. 망초라고 생각했던 것은 다름 아닌 머위 꽃이었다. 벼농사를 짓기 위한 수로 주변이나 물이 많은 논가에 많이 자란다는 것은 알면서 머위 꽃이 핀다는 것은 왜 몰랐을까? 오로지 머위는 껍질을 까서 된장으로 버무려서 나물로 무쳐 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쌈으로 먹을 줄 밖에 몰랐던 것이다. 옆에 있어도 머위 꽃인 줄 몰랐으니 꽃송이에 찹쌀을 묻혀 튀겨 먹는 방법도 몰랐겠지. 꽃 봉우리는 약술을 담가도 좋고 차로 마셔도 좋은데 말이다. 특히 요즘 먹으면 나른하고 늘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니 제철 나물을 골라먹는 요령도 필요하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_3 머위대나 파르스름한 머위 나물은 잘 알면서도 머위가 자라는 모습이나 그 특별한 생김새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가 드문 것을 보면 사람은 참으로 자기중심적이구나 싶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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