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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의 절규
2010-05-07 22:00:55최종 업데이트 : 2010-05-07 22:00: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카네이션의 절규_1
카네이션의 절규_1

이제 2시간쯤 지나면 5월8일  어버이날이다.
그러나 나는 지난 주에 어버이날을 맞이 한 것 같다. 그것도 기쁨이 아니라 슬픔과 안타까움 속에서 말이다.
명화 달력. 11月 램브란트의 '절규'라는 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저 작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난주 어머니를 만나고 난 후 이 그림이 어슴프레 가슴에  와 닫는다. 80 노모에게 카네이션 대신에 절규를 남기고 온 나의 불효를 .....
'죽을 때 까지도 자식은 짐'이라는 말이 오늘 따라 세삼스럽다.

계절의 변화는 순간이던가. 5시만 넘어도 창문사이로 여명이 밝아온다. 새벽녘 진동 모드 핸드폰 이 요란하게 떨린다. 큰형님의 전화였다.
시골에 밭갈이와 개집수리, 창고를 새로 지어달라는 노모의 당부로 지금 가야하니 같이 가서 빨리 끝내고 오자는 전화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서둘러 형님 댁으로 향했다. 

간단한 제작 도구와 철재류를 싣고서 고향으로 향했다. 빗물이 스며드는 개집에 철재빔을 세우고 간단한 농기구를 두는 공간도 확보할 겸 높이 올리고 용접하면서 오후 한 낮 한나절을 쉼 없이 보냈다.

늦은 저녁상을 물리고 TV 앞에 앉아 어머니의 동네 동정을 귓가에 흘리면서 그 옛날 주전자 막걸리를 플라스틱 병 속에서 찾아내 한잔 두잔 기울이면서 육체의 고단함과 함께 봄 날의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이른 아침 마을에서 빌려온 쟁기와 이 동네에 한 마리밖에 없다는 유일한 일소, 나는 얼띵한 한우 소 꼬삐를 앞에서 잡고 형님은 쟁기를 잡고 20년도 훨씬 전에 잡아보았던 쟁기질을 200평 남짓한 텃밭에서 했다.
직선으로 뻗어야 할 밭고랑이 삐툴삐툴 가히 가관이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형님은 귀경을 준비하고 어머니께서는 두 아들을 위해 파,두릅 취나물 등 푸성귀를 준비하고 계신다. 현관문 뒤에는 아들들에게 실어 줄 곡식과 손수 준비하신 참기름이 음료수병에 담겨있다.

"얘야  **는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니? 고등학교 3학년이라 내년이면 두 아이가 대학생이 되겠구나"
"예"
넓은 마당을 쓸다가 어머니의 모습을 훔쳐 보았다.
그 고요한 침묵 속에서 어머니는 늙은 자식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애정과 절규를 보았다.
그리고 형님이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는 동안, 문 밖을 나서는 봄나물보자기에 봉투를 넣으시며 " 얘들 용돈 주거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빨간 고운 빛깔의 카네이션을 준비한 아이들에게 모처럼 용돈을 줘야겠다.
아무말 없이.... 

*제 남편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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