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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학교가 살아야 교육이 산다
이영관(서호중 교장 / 해피수원뉴스 시민기자)
2007-11-10 12:27:44최종 업데이트 : 2007-11-10 12:27:4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경기도 김진춘 교육감 특별 지시사항이 반갑기만 하다. 
어쩜 현장의 실태를 꼭 집어내셨는지? 현장 교원들의 마음을 읽으신 것 같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와닿는다. 교육행정 기관의 존재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

도대체 교육감은 어떤 말씀을 하셨기에? 독자들은 궁금할 것이다.

지상 보도에 의하면 김 교육감은 얼마 전 특별지시를 통해 교육청의 각종 회의나 행사를 통폐합하고 학교 현장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정책 추진과정에서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게 질책하고, 교육청 각 부서는 교육정책 추진 시 반성과 피드백을 통해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정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맞는 말씀이다. 교육청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지시사항이 나왔을까? 교육청이 학교를 도와주지 못하고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교육청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교육감의 말씀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지금 일선 학교에서는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회의가 너무 잦다는 불평이 많습니다. 또한 행정 때문에 교육하기 어렵다고 한다는데 이런 교육행정기관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습니다. 모든 교육행정기관은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해서 이를 해소하는데 그 존재의 이유가 있습니다.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교육행정기관은 이 시대정신에 어긋납니다."

김 교육감의 이번 특별 지시는 학교 운영에 대폭적인 자율권을 부여, 일선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8월 16일, 지방교육 혁신평가 대책보고회에서도 "정책 필요성 검토 단계부터 학부모, 학생, 교원 등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현장 적합성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언론에서는 부언 설명하고 있다.

요즘 학교 현장은 말이 아니다. 
교육청에 휘둘리고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예컨대 이번 주 선생님들 출장이 얼마나 많은지 교감 선생님이 출장 현황표를 만들었다. 
18학급인데 총 15회, 17명이 출장이다. 이게 교육을 저해하는 것이다.

학생들 수업시간이 교환수업으로 인해 엉망이다. 
교사나 학생이나 까딱 잘못하면 엉뚱한 반에 수업을 들어가거나 정신 차리지 않으면 시간표를 챙기지 못할 정도다. 늘 해 오던대로 공부하는 생체리듬과 맞아야 하는데 불규칙한 시간표 변동으로 차분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출장이 꼭 필요한 것인가? 
17명의 출장 중 9건이 개정 교육과정 전달 연수 참석이다. 교육부 지시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이다. 
개정 교육과정을 대비하는라 현재의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날뛸수록(?) 학교교육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교육행정 기관은 어디까지나 지원에 전력해야지 학교 교육까지 세세히 간섭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학교 구성원을 불러내어 교육시키는 것도 가능하면 줄여야 한다.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창의성, 책임감이 살아나는 것이다.

교육감의 특별 지시사항은 없는 것이 좋은 현상이다. 그것이 잘 돌아가는 교육청이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켜보고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교육청이 되어야 한다. 교육청에 근무하는 분들을 만나는 것을 즐겁게 여기게 해야 한다. 교육청에 있는 분들이 고마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행정기관의 역할이 지시나 감독, 잔소리꾼 또는 큰소리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것, 그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학교가 살아 숨쉬어야 교육이 사는 것이다. 

필자 소개
- 서호중학교 교장
- 경기도교육청 짱짱뉴스 명예기자, 해피수원뉴스 시민기자
- 한국교육신문 e-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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