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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노'와 '제중원'을 보고나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자
2010-03-31 20:10:54최종 업데이트 : 2010-03-31 20:10:54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은희

드라마 '추노'가 장안의 화제라는 소문을 듣고나서 추노를 한두번 보다가 극중 주인공의 눈빛에 끌려서 드라마에 몰입하게 되었다.

극중 추노꾼 대길은 자기처럼 자유롭게 세상을 사는 사람외에는 모두 노비라는 말을 남겼는데,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노비로, 그 위의 사람은 또 그 윗사람의 노비로 연결 고리에 매달려 평생을 노비처럼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추노'와 '제중원'을 보고나서_1
드라마 '추노'와 '제중원'을 보고나서_1

드라마 추노가 끝나고나서 요즘에는 '제중원'을 시청하고 있다.
제중원은 추노처럼 박진감은 덜하지만 서사적인 면에서 깊이감이 느껴지는 드라마이다. 
최하층 천민으로 태어나서 조선최초의 의사가 되고, 만주로 건너가서 독립운동가로 격랑의 세월을 산 실존인물 박서양을 모델로 그의 삶을 바탕으로 재구성 된 드라마이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사극과는 달리 진지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이나 작가의 성향, 혹은 연출가의 성향에 끌리면 그 사람의 작품을 골라서 보게된다.
혹은 그 배역에 매료될 경우 배우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저절로 채널을 돌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제중원을 시청하게 된 것도 모래시계, 태왕사신기등을 연츌한 김종학프로덕션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라도 연출가의 역량에 따라서 풍부한 감동을 경험하게 때문이다.
추노에서 노비들이 노비의 난을 주도하며 -물론 스스로가 아닌 양반들의 음모에 의한 것이었지만-  신분상승을 시도하였고, 제중원에서는 황정이라는 백정 출신의 의사가 사회적인 억압속에서도 자기의 능력을 조심스럽게 발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 옛날과 많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형태만 다를 뿐, 아직도 사회적인 신분 상승을 꿈꾸는 현대인의 군상도 이들과 별다름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추노, 제중원에 이어 이번 드라마 '동이'까지 가세하며 안방극장은 노비이야기로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뼈속까지 양반으로 태어나던, 백정같은 천민으로 태어나던 같은 사람임에 틀림없거늘 '신분'이라는 울타리로 보이지 않는 선이 아직도 존재하는게 사실이다.

사람들 사이의 계급이란것이 수직적이든 수평적이든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매개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슬프게도 사람간의 계급은 인권을 유린하고 유린당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살아 가는 한 누군가를 부려야 하고 부림을 당하기도 하면서, 인간의 역사는 그 고리와 고리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역사라는 사슬을 만들어 가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기 의지대로 태어날 수 없기 때문에 각자 맡은 배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서 쉽게 바꿀 수는 없다. 
노비로 살든, 양반으로 살든, 자유로운 추노꾼으로 살든, 멋지게 신분상승을 꾀하든간에 한세대를 살면서 주어진 상황속에서 자기의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자기가 쥐고있는 카드 안에서 그 카드를 적절히 사용하며 유연하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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