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미각을 잃지말자
2010-04-10 05:30:40최종 업데이트 : 2010-04-10 05:30:40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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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은행에서 8년된 청약통장을 해약했다. 삶의 미각을 잃지말자_1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같은 시간에 9시 뉴스를 보면서 나라 안팎의 소식을 마주하고, 김연아 선수가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을 때 환호하며, 천안암 침몰로 비통하게 죽어간 아들들때문에 가슴아프다. 동시대를 살지않고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분단의 아픔도 함께 나누며 그에 따른 불안감도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며 살고 있다. 다만, 십대, 이십대, 삼십대..생의 주기에 따라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은 다르겠지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은 우리 부모가 일찌기 경험했던 일이고 장차 우리 아이들도 겪어야 하는 일인 것이다. 고3이 되어서 고3병을 앓는 아이에게 나는"너만 고3이 아냐, 우리나라 고3이 다 앓고 있는 병이란다."라고 말했었다. 아이가 군대에 갈 때도 나는 같은 말을 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88만원 세대라는 아이가 취업준비를 할 때도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할지도 모른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종잡을 수 없는, 예측불가한 상황들에 휘둘려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니까 안정감을 느낄 수 없게 되고, 도대체가 살맛이 안나고 그래서 밥맛도 없다. 이러다가 완전히 삶에 대한 미각을 잃게 되는건 아닌지 스스로가 걱정스럽다. 이렇게 스스로를 추스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나서야 아이에게 했던 매몰찬 충고가, 당사자에게는 약이 되는지 병이 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을 위로랍시고 했던 내 자신이 요즘들어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이제부터라도 아이에게 다그치기 보다는, 인생이라는 험한 여정길에서 지칠 때마다 무거운 짐을 풀고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푸근한 의자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서로가 삶에 대한 미각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