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차가운 복도 한켠에 위치한 깡통과 아버지
아버지들이여 화이팅~!
2010-03-30 06:54:14최종 업데이트 : 2010-03-30 06:54:14 작성자 : 시민기자   임동현

상쾌한 오전을 더욱 활기차게 시작하기 위하여 어제는 특별히 16층부터 1층까지 걸어내려 가기로 작정하였다. 너무나도 익숙해 져 버린 엘리베이터 사용으로 인하여 사실 1층부터 기자가 사는 층까지 복도엔 무엇이 있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단지 거주하는 층 이외에 다른 층의 주민이 타고 내릴 때 드문드문 볼 수 있는 그 층의 복도풍경을 본 적이 있을 뿐 걸어내려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 층 한 층  내려가다 보니 여기는 세발 자전거를 탈 만한 꼬마녀석이 사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꽤나 큰 자전거를 타는 거로 보아 중고등학생이 있는 집이구나 라는 생각도 할 수 있고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는 것 보다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차가운 복도 한켠에 위치한 깡통과 아버지 _1
차가운 복도 한켠에 위치한 깡통과 아버지 _1


그러한 것 중 하나 가슴 찡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복도 한 켠에 위치한 재떨이용 깡통이었다. 
처음엔 그 용도를 짐작하기 힘들었지만 두 번째로 목격한 깡통 안에 잠자코 위치하고 있던 꽁초 하나를 본 순간 '아 이 깡통은 담배피는 아버지들이 만든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자동으로 할 수 있었다. 

예전 어린 시절 기자의 아버지께서도 담배를 꽤나 즐기셨고 그 때는 흡연에 대한 사회적 혐오감이 지금 만큼은 아니었기에 집 안에 재떨이를 두고 담배를 뻐끔뻐끔 피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어머니께서는 항상 베란다로 나가서 피라고 하셨지만 몇 년간은 전혀 먹히질 않다가 누나와 기자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재떨이의 위치는 베란다로 옮겨지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후에 건강상의 이유로 금연을 하셨기에 기자의 기억에서 아버지 재떨이의 종착지는 우리집 안에 위치한 베란다 한 켠이었다.

하지만 우리 아파트 복도 한 켠에 위치한 재떨이를 보게되니 맘 속에서 자연스레 측은지심이 새어 나왔고 가슴 한 편이 찡함을 느꼈다. 
물론 집에서 흡연이 권장할 일은 아닐지라도 퇴근 후에 혼자 쓸쓸히 나와 복도창문을 열고 혼자 쓸쓸히 담배 한 모금을 뱉어 내는 모습을 떠올려 보니 꽤나 처량한 모습이다. 
거기에 한 번더 찡함을 안겨주는 문구가 또다시 눈에 들어왔다.

차가운 복도 한켠에 위치한 깡통과 아버지 _2
차가운 복도 한켠에 위치한 깡통과 아버지 _2

집 밖에서 흡연 및 담배꽁초 투기금지 모두 맞는 말이고 응당 그렇게 해야 함이 맞는 것이겠지만 예전 아버지의 기억과 지금 복도 한켠에 위치한 깡통의 이미지가 교차되어 찡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가족의 생계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화이팅을 외쳐 드리고 싶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