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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가 조금은 안 즐거운들 어떠랴
2010-04-08 21:25:07최종 업데이트 : 2010-04-08 21:25:07 작성자 : 시민기자   유시홍

지난 주말 방송3사는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하여 국가적 참사에 대한 국민 정서와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을 대체 편성, 결방하는 등 주말 예능방송이 전면 중단되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예능 프로그램 중단에만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을 뿐 일일 또는 주간 드라마는 기존 방영 시간대에 차질 없이 방송하였다. 

예컨대 MBC는 지난 3일 '세바퀴'를 결방하고 드라마 '개인의 취향'을, SBS는 지난 4일 '일요일이 좋다' 대신 영화 '내 눈에 콩깍지'를 방영하였는데 대체된 두 작품 모두 쟝르가 로맨틱코미디다. 또한 KBS도 지난 4일 '해피선데이' 대신 프로야구를 중계하고 '개그콘서트' 방영시간엔 '스펀지2.0'을 재방송 하였다. 

눈과 귀가 조금은 안 즐거운들 어떠랴_2
눈과 귀가 조금은 안 즐거운들 어떠랴_2

이에 가수 김모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다. 스포츠도 되고 영화도 되고 드라마도 되고 예능은 안 되고 웃지 말란 뜻인건가?" 라며 "이현령 비현령"이라는 글을 남겼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의 이현령비현령은 이해할 수없는 방송 기준을 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에 대하여  각종 포털 사이트 관련 기사의 게시판을 통한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2주간 예능못보면 죽니? 조금만 참고 다같이 슬퍼하자는 의미인데 너무나 이기적인발언이다.'(김씨참,,,,) 
'국민 모두가 우울증에 걸려서 다 죽으라는 건지 원~~~~'(명안) 

'스포츠를 보고 즐기고 코믹영화를 보며 웃는건 예능프로와 무엇이 다른건지 모르겠더군요. 추모방송으로 대체된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군사영화도 아니고...실종자 가족이나 사망자 유족들이 원한 것이 국민들의 웃음을 빼앗는것일까요? 그것보단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바란 것일겁니다. 공식적으론 울고 비공식적으론 웃고...그런건 생각조차 안하실 겁니다. 진정한 관심과 기도를 원하고 있을겁니다. 그러면 방송에서야 무얼하던 무슨상관이겠습니까,' (저도...) 

눈과 귀가 조금은 안 즐거운들 어떠랴_1
눈과 귀가 조금은 안 즐거운들 어떠랴_1

우리 해군장병들이 군함의 침몰로 실종되어 생사를 알지 못하는 국가적 참사가 발생하였다. 
이에 온 국민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실종자 가족들과 슬픔을 같이하며 마지막까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고 나아가서 범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취한 방송사들의 입장은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문제는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방송사들이 결방을 명확한 기준도 없이 자신들이 편리한대로 해석하고 결정 내린다는 데 있는 것이다. 
웃고, 춤추며 노래하는 것을 자제하여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 할 수 있지만 슬픈 감정마저도 방송매체로부터 강요받는 것 같아 이 또한 불편한 것이다. 

하지만, 분단된 조국의 대한의 남아로 태어나 나라를 지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실종된 우리의 아들, 우리의 아버지, 우리의 친구인 46명의 해군장병들과 남아 있는 그들의 가족의 깊은 슬픔 앞에서 우리의 눈과 귀가 조금은 안 즐거운들 어떠랴... 

우리의 슬픔이, 남아서 감당하여야 할 그들의 슬픔에 억만분의 일에나 달할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인간은 모두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천안함, 예능, 김c, 유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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