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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집에 봄맞이 채소밭을 일구기로 했다
왜곡된 국가주의 러시아 스킨헤드, 과연 그들의 조국은 우월한가?
2010-03-22 09:03:32최종 업데이트 : 2010-03-22 09:03:3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봄기운이 사람들에게도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래서인지 예빠토리야의 한글학교 학생들도 지난 주말 수업에는 좋은 출석률을 보여주었다. 
같은 아파트의 할머니들도 아파트 앞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띤다. 마치 한국의 노인들이 봄날 양지에서 봄볕을 즐기는 것과 같아 보인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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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시는 할머니들, 한국의 노인들이 찾는 양지녘처럼 보였다.

봄기운에 자꾸 문밖으로 시선이 이끌린다. 이제 더 이상의 이상기온으로 추워지는 일은 없는 듯하다. 
러시아 스킨헤드 보도 이후 신변안전에 대한 주의가 깊다. 하는 수없이 칩거상태처럼 지내고 있다. 
어제 밤에는 우크라이나 텔레비전에서 스킨헤드의 집단생활이 보도되었다. 그들의 인터뷰에서는 국가주의에 왜곡된 인식이 드러났다. 죄의식 없이 당당한 그들은 말했다. 러시아의 위대함? 그들의 공격이 과연 그들의 조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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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4~5명을 넘지 않았던 학생들이다. 어제는 10명이 출석했다. 기분이 좋아서 집으로 모두를 초대해 팥국시를 만들어먹고 윷놀이를 했다.

무작정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한 그들이 행동 후 파티를 하거나 나이트클럽에서 집단으로 음주가무를 즐기는 풍경은 정말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마치 국가에서 그들의 행동을 방조하거나 양성하는 모양새로 보일 정도로 그들의 행동은 대담했다.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장소불문의 그들에 모습을 본 후 후일 러시아 여행을 계획했던 필자는 무모한 계획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 근처에 마실 물을 파는 사업을 하는 55세 이리나라는 러시아인 여성과 가끔씩 대화를 나눈다. 필자는 얼마전 러시아에서 연이어 일어난 한국인을 공격한 사건을 화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문학에도 관심이 깊고 영어도 조금은 구사할 수 있다. 푸쉬킨과 막심고리키,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대문호들이 출생한 러시아에 왜 스킨헤드가 발호하는가? 물었더니, 그녀는 그들은 그들의 저서를 읽지 않는다고 재치 있는 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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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헤드 공격 후 남,녀가 어우러져 축하파티를 하고 있다. 우리가 보는 야만과 그들의 정의가 이렇게 다른가?

봄맞이 채비가 곧바로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로 바쁜 흑해연안의 도시 예빠토리야다. 
바닷가로 향하는 길가에 노점이 들어설 자리에 설치물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겨울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사람들이 기지개를 켜듯이 도시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거리의 화상들도 눈에 띤다. 이제 자주 걷는 산책로가 된 탓에 거리의 화상과도 친구가 되었다. 동갑내기 알렉산드라는 자주 보자고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제 가끔씩 산책을 하다 커피를 함께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흑해의 파도는 잔잔하기도 하고 수시로 거세지기도 한다. 
파도가 거센 날에는 쓰나미라도 오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생각이 들 정도다. 이상 기온은 날씨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진이나 해일 등도 동반한다. 
얼마 전부터 우크라이나 흑해연안에도 쓰나미까지는 아니라도 거친 해일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얄타의 명물이던 흑해를 향한 모형 배가 파도에 의해 전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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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타의 조형물이다. 지금은 파도에 의해 완파되었다.

부담스러운 생활이다. 하지만 무작정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오늘은 세르게이 집 채소밭에 그와 함께 한국의 배추와 무, 상추, 들깨, 쑥갓 등을 파종하기로 했다. 대륙의 흑토가 많은 우크라이나에 야채가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올해는 함께 채소를 재배해서 이곳 고려인들과 가을날에 김장도 시도해볼 생각이다.

 

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 러시아 스킨헤드, 얄타, 한국 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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