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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에 선 겨울 끝에서
안녕, 봄아!
2010-03-08 04:34:39최종 업데이트 : 2010-03-08 04:34:3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지난해 3월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우크라이나에 왔다. 그러니까 이제 일년이 지났다. 한국의 새 봄에 온 우크라이나는 아직 겨울이었다. 

4월 중순까지도 함박눈이 내리던 수도 키예프와 달리 지금 필자가 머무는 이곳은 우크라이나 남단 크림자치공화국의 예빠토리야라는 흑해 관광도시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봄소식과 함께 이제 이곳에도 완연한 봄이 온 듯하다. 물론 오늘 오후에는 짓눈깨비가 날리기는 했지만......,

어디든 떠난 사람의 겨울은 을씨년스럽다. 그리고 봄날은 어디에서나 향기롭고  활기가 넘치는 듯하다. 푸른 대지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파릇한 잎이 돋는 나무를 보고 풀씨들이 피어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활기찬 기대로 시작하는 새해의 기운을 더욱 재촉하는 느낌이 봄날에는 더욱 더하다. 

기다리던 봄을 맞이하면서 오늘은 한 편의 시로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 모두 활기찬 봄날의 주인이 되시길 소원합니다.

봄의 길목에 선 겨울 끝에서_1
어제 오후 집 앞 가로수에 푸른 잎이 꽃처럼 피었습니다.

겨울에 쓰는 봄


안녕, 봄아!
너의 가슴팍에 옹이 박힌 듯 자리 잡고 있는 봄이
오늘은 서글피 잎눈을 뜨며 너의 몸을 투과하기 위해 몸부림이다. 

안녕, 봄아!
저 얼어붙은 대지 안에 이미 봄의 새싹은 태동을 예비하고 있어
오늘은 겨울이지만, 이미 땅 속에 봄날은 와 있잖아. 

안녕, 봄아!
너도 나처럼 겨울 시린 바람 맞으며 광야에 표적처럼
바람막이 없이 걸어가는 초인처럼 굳건히 굳건히 다독이며 살고 있구나. 

안녕, 봄아!
너도 나도 우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버거움을 이겨가고 있지.
그래 그래서 너는 내 사랑이지, 첫사랑 설레임은 가고 너는 남아 하나다. 

안녕, 봄아!
시리디 시리게 너도 울고 나도 울고 그렇게 모질잖아.
그러나 삶의 모짐 속에서 너도 나도 봄날의 새싹처럼 움틀 날을 기다리지. 

안녕, 봄아!
너는 내 친구, 허망 속의 산책길에 길동무 되어줄 유일한 동갑내기.
반가운 길, 모자라고 벅차고 허망스런 날들이지만, 우리 다독일 줄 알잖아.

우크라이나 일년, 예빠토리야 봄 소식, 김형효, 해외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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