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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 같은 독서습관 고쳐야 한다
2010-03-17 17:33:26최종 업데이트 : 2010-03-17 17:33:2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큰 아이의 학교 보충교재를 구입하기 위해서 집근처의 대형 서점에 갔다. 

학기가 시작되고 필요한 문제집과 자습서가 많다. 서점에는 문 앞부터 빼곡하게 책이 들어차 있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꺼번에 여러 학교에서 선정한 교재가 중복 된 출판사의 책들은 들어오자마자 매진되고 학교를 표시하는 푯말이 덩그라니 혼자 서 있다. 아이들 대신 책을 사러 온 엄마들이 대부분의 손님이고 분주하게 책을 정리하는 직원들은 왔다갔다 반복하고 있었다. 요즘처럼 서점에 사람들이 많으면 서점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은 빌딩을 짓고도 남겠다. 

평소에도 서점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친구와 함께 아이들 문제집을 옆에 끼고 코너를 휘 둘러 보았다. 즐겨보는 비소설 코너에서 맛보기로 뒤적이고 있는데 친구가 옆구리를 툭 하고 쳤다. 

"왜?" 
"이리 와봐" 
손에 이끌려서 간 곳은 법정 스님의 서적이 있는 곳이었다. 달랑 네 권의 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품절은 아니네." 한다. 

유행가  같은 독서습관 고쳐야 한다 _1
유행가 같은 독서습관 고쳐야 한다 _1

평소에 법정스님의 글을 좋아하는 성향이 비슷해서 내용에 대해서 자주 얘기도 하고 신간이 나올 때마다 서로 선물도 하고 내 책인 것처럼 침이 마르도록 예찬하고 기뻐했었다. 
그런 친구가 새삼스럽게 법정스님의 책 코너에 끌고 간 것은 스님의 책들이 이제 절판되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서운함보다 소장을 위한 책 사는 사람들이 고운 눈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읽고 싶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내버려두지"한다. 
친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안내 데스크에 있는 직원에게 
"요즘 법정스님 책 사람들이 많이 찾죠?" 했더니 점원이. 
"이제 절판된다니까 소장하고 싶어서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라고 했단다. 

큰일이 있고나면 유행처럼 출간되는 책이 있다.  또 사회적인 이슈를 등에 업고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아쉬운 것은 양은 냄비가 달궈지는 것처럼 빨리 뜨거워졌다가 식는 것이다. 

아직도 출판사 마다 계속 출판 할 것인지 절판할 것인지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지만 스님의 이름으로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는 유언장이 공개된 마당에 더 이상의 출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법정스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세상을 맑게 하는 향기로움은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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