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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항성(唐項城)의 옛 자취를 찾아 나섰습니다
우리문화유적 답사기
2010-03-05 12:38:26최종 업데이트 : 2010-03-05 12:38:2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학창시절에 제일 좋아했던 과목은 국사과목 이었다.
당시에 연표를 줄줄 외우며 사건들 마다 일어난 배경과 원인을 찾으려 이 책 저책 뒤지던 기억이 떠오른다. 특히, 야사를 좋아했는데, 당시에는 정설이든 아니든 나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금도 문화유적답사 취미는 시간 날 때마다 이루어지곤 한다. 엊그제 지인들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당항성'에 다녀왔다.

수원역에서 자동차로 50분정도 걸려 도착한 '당항성'. 삼국시대 산성유적 당성(唐城)이라고도 불리는 사적 217호의 위세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일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입구엔 조그마한 컨테이너 한 칸이 관리사무소로 사용되고 있다. 그곳에 걸린 현판을 통해 관리소임을 알았다.
세상에나... 변변한 건물은 고사하고 간이 화장실조차도 없을 정도로 허술하다. 정문입구에 서있는 안내문을 읽어보니 한글은 너무 복잡하고 길며, 영어와 연도표기는 뒤죽박죽이다.

당항성(唐項城)의 옛 자취를 찾아 나섰습니다_1
당항성(唐項城)의 옛 자취를 찾아 나섰습니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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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항성(唐項城)의 옛 자취를 찾아 나섰습니다_2
잘못된 안내판. 사적 127호가 아니라 217호가 맞다.

여기가 어떤 장소인가? 지리학적으로 고대시기 중국으로 가는 거점지로서 중요한 장소였다.
이곳은 불교가 신라의 국교로 공인된 100여년이 지난 뒤 661년 신라의 성사(聖師) 원효와 의상이 당나라로 불교유학을 떠나며 하룻밤 지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일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날 밤, 원효대사는 자다가 목이 말라 주위에 있던 물을 아주 달게 마신다. 허나 아침이 되자 그곳의 실상을 보게 된다.

당항성 근처에 있던 토굴은 무덤이었으며 물이 담긴 그릇은 해골에 담긴 더러운 물이었다. 원효대사는 이때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중요한 것은 바깥세상의 겉모양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마음임을 깨닫고 당으로의 유학을 포기한다. 이전 650년에도 당으로의 유학을 떠났다가 고구려 순찰대에 붙잡혀 수포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
이 두 번째의 유학길을 과감히 접고 돌아와 이때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해동종(海東宗)'이라는 독자적 불교사상을 개척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해동종(海東宗)'을 담은 대표적 저술중 하나인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의 8~10세기 필사본이 발견됐다는 반가운 보도를 접했다. 중국 실크로드의 관문인 돈황의 고문서 속에서 발견된 이문서는 원효의 저술이 당대 동아시아 불교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한다. 

이처럼 유명한 신라시대 고승(高僧) 원효대사(617~686)가 깨달음을 얻었던 장소였던 당항성. 서해를 통해 당나라로 가기위한 길목의 장소였던 남양만의 존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요즈음 유명해진 '올레길'이니 '둘레길'은 지방마다 문화유적 답사 길로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당항성 입구의 주변정리가 시급하다.

당항성 남문을 통해 올라간 답사 날의 날씨는 그 여느 날 보다도 더욱 화창했다.
절터였음을 알려주는 우물터와 무덤처럼 소복하게 싸여있는 기왓장들은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해준다.
성벽을 따라 망해루(望海樓)에 오르니 확 트인 남양만 주위가 가슴을 시원하게 터준다. 주위엔 떨어진 솔가지 사이로 파릇한 봄 새싹이 뾰족 뾰족 쏟았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소생한 예쁘고 사랑스런 초목들을 보니 오전 내내 아프던 몸이 다 나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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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주변에는 많은 문화유적지들이 있다.
독산성 세마대와 '융.건릉' '용주사' 말고도 '당항성'도 있음을 널리 알리고 싶다. 

당항성의 위치를 많은 사람들이 잘 몰라 찾는 이들이 아직까지는 드물어 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주말에 시간 내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나들이가도 좋은 장소이다. 원효의 정신이 깃든 당항성의 답사를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먹는 바지락칼국수의 맛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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