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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어렵다는 관념을 벗어던져라
'피아노의 시인' 존 오코너 연주회에 다녀와서
2010-02-25 13:01:26최종 업데이트 : 2010-02-25 13:01:2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내안의 심장이 순간 박동(泊動)을 멈춘다. 공연장에 가득 찬 관중들의 숨소리도 순간 정지상태다.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존 오코너(John O'Conor)'의 손마디가 건반위에서 움직이는 순간,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숨을 멈춘 것이다.
이후, 물방울이 흐르는 물에 튕겨지듯, 소리에 소리가 합해져 공연장을 이내 별천지로 변화시켜 버렸다. 

'클래식' 어렵다는 관념을 벗어던져라_1
'클래식' 어렵다는 관념을 벗어던져라_1
어젯밤(24일)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존 오코너(John O'Conor)' 초청리사이틀이 열렸다. 
가기 싫다는 큰아이를 어르고 달래 공연장에 도착해 음료수까지 사주며, 오늘의 프로그램을 설명해 주었다. 우리 두 모녀가 클래식에 문외한이기는 마찬가지이니,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내 감성으로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아이에게 공연 전에 이야기해 주었다. 

나이에 따라 신체적변화가 다르게 나타나듯이, 좋아하는 음악의 취향도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다. 물론 사람들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를 보면, 촌(村)에서 나고 자라 클래식 음악과는 접할 기회가 없었다. 
단지, 시험을 잘 보기위해 교과서에 소개된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라프마니노프 등, 단순히 암송만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그런 음악들은 집안이 여유로운 서울사람들만 접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생활가까이에 있는 대중음악만을 좇는 것은 당연지사다. 
요즈음 들어와서 '찾아가는 클래식' '해설이 있는 클래식'등 대중과 함께하려는 시도들을 종종 접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공연장들이 대부분 외곽에 위치해 있어 그곳으로 통하는 불편한 교통망과 고액 공연티켓 등은 그곳의 문턱을 더욱 높아 보이게 한다. 
따라서, 문화공간의 영역인 공연장을 우리들 모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려해볼 일이다. 

불혹을 넘기면서 클래식처럼 아늑한 음악들이 좋아졌다. 좋은 사람들과 손잡고 가끔씩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 싶어 공연장을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선뜻 나서지지 않는다. 그래서 대신 가까이에 있는 영화관을 찾곤 했다.  

클래식 공연장을 잘 안가게 되는 이유는 위의 문제도 있지만, 서두에서 딸과 이야기한 것처럼 '클래식'이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야상곡이니, B장조, 소나타, 이런 것 몰라도 된다. 그냥 음악 그 자체를 받아들이면 된다.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동화 될 것이다.

어젯밤 100분간 흐른 피아노의 선율은 강하게 때로는 은은하게, 커다란 '존 오코너'의 몸짓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발산돼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 
프란츠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C단조 D958'을 끝으로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연속 3번에 걸쳐 앵콜 공연이 이어졌다. 마지막에 선보인 곡 '왼손을 위한 연습곡'(?확실하지는 않다)에서 건반 위의 왼손은 신의 손이 움직이는 것처럼 완벽한 공연으로 끝맺음됐다. 
멋진 공연이었다. 어제처럼 행복한 공연장으로의 외출이 좀 더 잦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아노의 시인, 존 오코너, 클래식, 공연장,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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