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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은 훨훨 날려 보내고, 만복은 이리로 오소!
제7회 칠보산 달집축제 현장에 가다
2010-02-27 11:58:24최종 업데이트 : 2010-02-27 11:58: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어제(26일) 오후 4시부터 수원 호매실중학교 운동장에서 '제7회 칠보산 달집축제'가 열린다는 <해피수원뉴스> 기사를 보고 현장으로 달려가 보았다.
행사 시작보다 약간 늦게 도착했지만 오히려 행사장 분위기가 달아오른 뒤라 축제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제격이었다.
농악대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어르신들 속에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엄마, 아빠의 미소는 이것이 진정한 축제의 장임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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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돌리기

경인년 새해 정월 보름날을 맞아 첫 번째로 찾아간 호매실 중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니 망우리돌리기를 하느라 코끝을 싸하게 자극하는 연기가 정겹게 느껴진다.
남녀노소 뒤엉켜 달맞이를 위한 신명나는 다양한 전통 놀이판에 흥이 절로 나온다. 풍물 굿패 삶터의 진행 속에 펼쳐진 대동놀이는 박 터트리기와 달집태우기를 절정으로 올 한해 만사형통을 기원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체험마당' '공연마당' '달집 태우기'로 준비된 현장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 오밀조밀 정이 느껴지게 구성돼 있어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쥐불놀이가 벌어지는 곳에 슬쩍 들어섰다가 매운 향기에 찔끔하고, 아이들이 몰려있는 투호장에 들러 화살을 한번 던져보기도 하고, 기다란 연 꼬리에 걸려 어쩔 줄을 모르고, 떡메치기가 펼쳐진 체험마당에 들러 인절미의 고소한 콩고물 맛에 취해보는 등 우리 전통놀이와 먹거리 장을 휘저으며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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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전통놀이와 먹거리 장터를 누비면서 사람들의 표정들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올해 무슨 소원을 빌까? 궁금해 하다가 '나의 소원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올해의 나의 소원은? 잠시 후에 달님께 나만의 소원을 빌어야 할 터인데, 너무 많이 빌면 달님께서 다른 사람들과 헷갈릴지 모르니 딱 '세 가지'만 빌어보자며 머릿속을 정리해 보았다.
제일먼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큰딸의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바라며, 둘째는 가족의 건강, 셋째는 주변사람들의 건강을 빌기로 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달집태우기 행사 이전에 '박 터트리기'가 시작된다는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두 개의 박이 세워진 운동장 한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시작을 알리자 여기저기서 상대편 박을 향해 마음껏 콩이 담긴 주머니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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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터트리기

시민기자도 옛날 초등학교 운동회를 떠올리며 상대편의 박을 터트리기 위해 땅바닥에 떨어진 콩주머니를 집어 힘껏 던졌지만 얼마못가 땅에 뚝 떨어져 버렸다. 그러면서 상대편이 던진 콩주머니들이 수없이 나를 향해 달려드는 것 같아 무서워 뒤로 움찔 물러서기도 했지만, 매우 재미있었다. 

'칠보산 달집축제'는 올해로 일곱 번째라는데, 시민기자는 이번에 처음 접했다.
어제 이 축제의 백미는 '달집태우기'였는데, 솔직히 실제로 달집을 사르며 소원을 빌어보기는 처음이었다.
행궁광장에서 하는 달집 태우기는 소지에 소원을 적어 멋들어지게 만들어놓아도 안전상의 문제로 태우지는 않고 대신 레이져 쇼로 대체되는 아쉬움이 있다. 

소원풀이가 끝나고, 점화 의식 속에 불붙은 달집은 하늘높이 엄청난 대나무의 폭발음을 내며 활활 타올랐다. 탁! 탁! 타닥! 타다닥!... 제 몸을 불사른 달집의 형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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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태우기

어제 처음 접한 '달집 태우기' 현장에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세시풍속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설날을 포함한 '정월 대보름'의 의미가 왜 우리 민중들에게 크게 다가서는지 어제 다시금 깨달았다. 감동적인 현장의 달집을 바라보며 그곳에 모인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소원을 빌었다. 
대보름날의 축제는 마을 주민들의 대동놀이다. 모두 하나가 되어 한해의 풍요와 복을 비는 진정한 축제인 것이다.

시민기자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운동장에서 가장 높은 연단위에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활활 타오르는 달집의 매력에 빠져 그만 제대로 찍지 못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어제 신비한 달집의 열기가 지금 이 순간에도 느껴질 정도로 가슴이 벅차니 말이다.
이제 내일(28일) 열리는 고색동 코잡이 줄다리기(오후2시부터)와 행궁광장의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오후1시부터)도 가봐야 겠다. 

칠보산 달집축제, 액운, 소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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