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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의 챔피언들에게 띄우는 편지
젊은 그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2010-02-28 23:55:09최종 업데이트 : 2010-02-28 23:55:09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2010년의 1월을 맞이하면서부터 기다렸던 밴쿠버 동계올림픽도 이제 모든 대장정을 마치고 끝났습니다.

스케이트를 전혀 탈줄 모르는 저이지만 4년에 한번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미끄러운 얼음판위에서 각자의 목표와 나라의 영광을 위해 싸우는 젊은 국가대표들을 언제나 응원해왔는데 이번 대회는 너무도 그런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대들에게 편지를 띄웁니다.

출처 연합뉴스
영광의 얼굴들

김연아 선수!
놀라운 최고의 실력으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연아 선수에게 구구절절 잘했다고 말하는 것조차 입이 아픈 것이 되어버렸네요. 방송은 벌써부터 김연아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화려한 찬사와 반복으로 보도를 내보내고 세계 유수의 언론조차 그동안 쉽게 쓰지 않던 최고조의 수사법을 총동원하고 있네요. 
하지만 우리는 또 저는 그것때문이 아니라 김연아 선수의 인내에 더 박수를 보냅니다!

조금전 KBS에서 아사다 마오와 김선수의 경력을 짧게 정리해서 보여주었는데 (비교의 한계는 있지만) 마오가 일본에서 얼마나 최고의 관심과 지원을 받으며 계속 훈련해왔는지를 알수 있었어요. 그런데에 비하면 김연아 선수는 2008년부터야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그 전까지는 철저한 무관심 속에 있었더군요.

당신이 세계신기록을 달성하지 않았더라도 은메달을 땄을지라도 우리는 결코 그대를 비난할수 없는 입장이었는데 최선을 다해 기량을 펼치고 자신이 만족하고 감격해하는 모습에 저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다른 변방의 국가 선수가 그랬다해도 감동했을 것이지만 역시 같은 하늘 아래 살아온 김연아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하니까 이성과 감성을 뛰어넘는 온몸의 전율이 일었던 거예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분야에서 한국의 수줍어보이는 여성도 최고의 기술력과 예술혼이라고 까지 부를 수 있는 아름답고 눈물나는 모습을 이뤄준 김연아 선수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들!
스피드 스케이팅의 삼총사! 이렇게 불러만 봐도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선 같은 종목의 선배인 이규혁 선수의 4전 5기 올림픽 도전정신에 먼저 경의를 표합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결과에 안타까워했지만 그 선수가 있었기에 당신들이 존재할 수 있었음을 이번에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태범, 이상화 선수! 우연찮게 초등학교 동창에 같은 대학 동기라는 것까지 알게 되니 더 친근감  있었어요. 모태범 선수가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 국민의 한사람으로 일단 굉장히 놀라웠는데 나라면 펑펑 울었을 상황에서 태극기를 들고 경쾌하게 춤을 추는 모선수의 모습에 매우 즐거웠습니다.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도 무척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듣기로 여자임에도 남자 선수들과 거의 동일하게 연습하고 지옥 훈련을 했다던데 정말 같은 여자로서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축하합니다!

이승훈 선수의 1만m 금메달은 정말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미 5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기에 응원은 했지만 막상 레이스를 펼치고 올림픽 신기록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이이상 바랄수가 없구나 하며 자지 않고 새벽에 관전한 것을 잘했다고 했던 저였어요. 
그런데 네덜란드 선수가 기록을 깼지만 예상치않게 아마추어적인 파울을 범해 실격당하고 우승을 거머지는 순간 역시나 게임은 게임인지라 기분이 더 좋더군요. 승리하고 나서 어부지리라는 말을 쓴 이승훈 선수의 겸손함에 또 한번 반했습니다.

남녀 쇼트트랙 선수들!
다양한 경기에서 각각 금메달을 비롯한 메달을 거머쥔, 한국의 영원한 기대 종목 쇼트트랙 선수들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사실 기적같은 피겨와 스피드의 종목도 좋은 결과에 축하했지만 생각해보니 쇼트트랙 선수들은 오랫동안 계속해서 너무도 당연히 좋은 성적을 거둘거란 국민의 관심에 어깨가 무거웠을 거라고 보는데 말이죠. 

전통의 메달 텃밭이라는 격려와 애정의 표현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었을 텐데 고등학생, 대학생 들인 젊디 젊은 나이에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4년간 얼마나 노력했을까요. 
이제는 국민들이 왠만한 쇼트트랙의 룰을 다 알만큼 인기가 있었기도 했고요. 그랬기에 미국의 안톤 오노가 얄미운 언행을 보이면 같이 흥분하기도 했고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여자선수들이 계주에서 실격했을때는 쇼트트랙 팬들의 마음도 너무나 아팠습니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주었고 남자 계주에서 당당하게 은메달을 타서 기뻤고 시상식대에서 유행하는 걸 그룹 가수의 춤을 추는 곽윤기 선수의 모습에서는 이제는 정말 세대가 변했구나 하며 함께 올림픽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아직도 인프라가 열악한 환경속에서 스키점프를 10년 넘게 유지하고 참가해준 스키점프 선수들에겐 참 미안했습니다. 올림픽의 후반부에 봅슬레이 선수들이 일본팀도 하지 못한 19위의 성적을 기록해 처녀 출전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는 또 한번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최고의 성적을 기록해준 챔피언 선수들은 물론이고 주목받지 못한 종목에서 선전해준 선수들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신의 영역과 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잊혀진 꿈을 다시금 일깨워주었고 또 최고가 되지 못한다 해도 후회없을 만큼 그 꿈을 위해 도전하는 모든 이에게 희망을 준 선수들. 고맙습니다.

스포츠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의 대사 한토막을 끝으로 적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1인치의 게임이야. 풋볼도 마찬가지. 인생이든 풋볼이든 실수는 1인치 차이야. 그래서 우리는 그 1인치와 싸워야 하는 거야. 한번에 1인치씩, 한번에 한 플레이씩, 끝까지 가는 거야. 인치 바이 인치, 플레이 바이 플레이 !! (Inch by inch, play by play !) "

밴쿠버 동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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